24일 K리그 성남 일화와 J리그 우라와 레즈 간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이 벌어진 일본 사이타마현의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
이곳의 분위기는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여느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능가할 정도로 뜨거웠다. 가을밤의 차가운 기온도 그라운드 안의 수은주를 떨어뜨리지 못했다. 우라와 서포터들이 내뿜는 뜨거운 열기 때문이었다.
자전거와 오토바이, 대중 교통 등을 이용해 삼삼오오 경기장을 찾은 이들은 무엇에 홀린 듯 모두 우라와 레즈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회사에서 퇴근하자마자 경기장으로 바쁜 걸음을 옮기느라 유니폼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넥타이 부대들은 붉은색 스카프라도 두르며 선수단과의 일치감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시작 2시간여전. 일본 최대 규모라는 우라와 서포터들 중 일부가 경기장 서쪽 출입구 2층 쪽에 진을 치고 있었다.
결전을 앞둔 우라와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경기장으로 들어가자 서포터 수백명은 버스 출입구 2층 난간에 기대 깃발을 흔들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오직 선수단 버스가 경기장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이들은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던 것이다.
경기 시작 1시간여전. 이미 경기장 북쪽 관중석은 우라와 서포터들로 가득 찼다. 깃발을 흔들며 노래를 부르며 이들은 경기전 몸을 푸는 우라와 선수들을 독려했다.
선수들이 입장하자 북쪽 우라와 서포터석에서는 순식간에 카드 섹션이 펼쳐졌다. '우리는 레즈!(We are REDS!)'라는 문구였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붉은 악마들이 펼쳐보였던 뜨거운 함성과 열기를 프로축구무대에서도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성남 역시 3천여 대규모 응원단을 가동하며 '맞불작전'을 펼쳐 그라운드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한편 경기 전날까지 팔린 표는 5만 5천여장. 경기장 총 관중석이 6만5천여 석인 점에 비쳐볼 때 사실상의 매진에 가까웠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이 경기를 통해 우라와 구단은 창단 이후 평일 최다관중 기록을 수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