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보직, 금액 상관 없이 ML 가겠다"

SK와이번스 투수 김광현이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선발이든, 중간이든 상관 없이 나를 가장 원하는 팀에 가고 싶습니다."

김광현(26)이 꿈을 향해 첫 발을 내딛었다. 공식적인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 아직 포스팅 절차가 남았지만, 김광현은 포스팅 금액, 보직 등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우선으로 여겼다.

김광현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정말 운이 타고난 선수라고 생각한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SK와 희노애락 순간을 함께 하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면서 "많은 관심과 지원 아래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어릴 적부터 꿈꿔온 희망을 말할 수 있게 됐다. 스스로도 많은 고민을 했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순간 내 마음에는 태극마크가 자리할 것이다. 더 큰 꿈을 향해 첫 발을 내딛으려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내 가능성을 인정하고, 합당한 대우를 해준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도전하겠다"고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김광현은 SK의 상징이다. 2007년 데뷔한 뒤 8시즌 동안 83승49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지난해부터 훌훌 털고 마운드에서 강속구를 뿌렸다.

게다가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함께 구단 동의 하에 해외 진출 자격을 얻었다. 당초 해외 진출 자격을 얻기까지 8일이 모자랐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자격 일수를 채웠다. SK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승락했다.

이미 몇몇 구단에서 김광현에 대한 러브콜을 조용히 흘리고 있는 상황.


일단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팀이나 포스팅 금액도 중요하지만,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공을 던지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김광현은 "가고 싶은 팀은 딱 하나다. 나를 진정으로 원하는 팀이 바로 내가 가고 싶은 팀"이라면서 "선발이든, 중간이든 상관 없다. 나를 원하는 팀에서 가장 맞는 보직을 제시하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원한다면 그에 맞는 대우를 해줄 것이다. 어디로 가던지 죽을 힘을 다해 던지겠다"고 말했다.

부상 경력이 있던 어깨도 '이상무' 판정을 받았다.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품고 다니며 일찌감치 적응에 나섰다.

김광현은 "정밀 검사 결과로 미국 의료진에 물어봤다. 올해 아시안게임을 포함해 180이닝 정도 던졌는데 그 이상 던질 수 있다고 했다. 아프지도 않다. 괜찮다고 하니 자신감이 더 생긴다"면서 "시즌 끝나고 3~4일 쉰 뒤 꾸준히 캐치볼을 했다. 공을 매일 가지고 다닌다"고 말하면서 공을 손에서 어루만졌다.

사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한국프로야구 '빅3'로 꼽혔던 류현진(LA 다저스)은 첫 해부터 성공가도를 달렸지만, 윤석민(볼티모어 오리올스)은 첫 해 메이저리그 무대도 밟지 못했다. 모든 환경이 다른 탓에 적응이 쉽지 않다. 김광현 역시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숱하게 고민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김광현은 "나도 첫 해 고전할 수 있다. 첫 해 실패했다고 두 번째 해에도 못할 이유는 없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면서 "항상 응원해주시면 성공할 자신이 있다. 꼭 가서 죽을 힘을 다해 던지면 언제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능한 현진이형처럼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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