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연구결과에 의하면 에볼라와 에볼라만큼 치명적인 동족 바이러스 마버그가 속해 있는 필로바이러스는 적어도 1천6백만년전에서 2천3백만년 전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즉, 필로바이러스들은 중신세(약 2,600만년 전부터 700만년전까지로, 신생대 제 3기 초에 해당하는 지질시대. 코끼리, 말, 코뿔소의 조상이 번성했다.)부터 존재했고, 에볼라와 마버그는 이미 이때부터 분화돼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필로바이러스가 약 1만년전 농경의 시작과 함께 탄생했다는 기존학설을 뒤집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미국 버팔로 대학 생물학과 교수 데렉 테일러 박사는 "필로바이러스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으며 수백만년 동안 포유동물과 서로 작용을 해 왔다"고 설명한다.
연구 결과 에볼라와 마버그는 진화 과정에서 1천6백만년에서 2천3백만년 사이의 어느 시점까지 공통 조상을 가진 후 각자의 길로 진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에는 동물이나 어떤 유기체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생기는 '바이러스성 유전자 화석'이 이용됐다.
연구진은 다양한 설치류에서 필로바이러스의 유전자 흔적을 발견했다. 그중 VP35로 불리는 화석 유전자는 서로 다른 네 가지 종의 설치류(두 종의 햄스터와 두 종의 들쥐) 게놈의 같은 위치에서 발견됐다.
이는 이들 설치류가 1천6백만년에서 2천3백만년 전 어느 시점에 서로 다른 종으로 진화하기 전인 중신세나 그 이전에 VP35가 이미 생겨났음을 의미한다.
즉, 우리에게 알려진 필로바이러스군은 적어도 햄스터와 들쥐의 공동 조상만큼 오래전부터 존재했음을 의미한다.
이들 설치류의 게놈은 수백만개의 기본쌍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성 유전자가 서로 다른 시기에 각기 다른 종의 같은 위치에 침투했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
VP35 화석 속의 바이러스성 유전물질은 마버그보다 에볼라와 유전적으로 더 가까웠다. 이는 에볼라와 마버그가 중신세부터 각기 다른 진화의 길을 걸어왔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테일러 박사의 이전 연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당시 연구는 바이러스 화석 유전자를 이용해 모든 필로바이러스군은 1천만년 이전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에볼라와 비교적 먼 유전자의 화석을 이용했고, 그 결과 두 바이러스의 발생 시기를 확정짓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에볼라와 마버그의 역사적인 관계를 규명함으로써 바이러스성 화석 사이의 간극을 매울 수 있게 했다.
에볼라에 사람이 감염된 사실이 처음 알려진 것은 1976년이지만 지금도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의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1967년 사람의 감염 사실이 처음 알려진 마버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바이러스의 진화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질병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일례로, 에볼라와 마버그에 모두 효과가 있는 하나의 백신을 만들려면 오래 전에 두 바이러스가 각기 다른 길로 진화해 왔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필로바이러스에 대한 지식은 에볼라, 마버그와 관련돼 아직 밝혀지지 않은 병원체의 저장소 역할을 하고 있는 또 다른 종들에 대한 지식도 제공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잡지 피어제이(PeerJ) 9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