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27일 목동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 PO 1차전에서 3-6 역전패를 안았다. 1패를 안고 5전 3승제 시리즈를 치르게 됐다.
경기 후 양상문 LG 감독은 투수 교체 실수가 패인이라고 자책했다. 이기는 상황에서 투수를 적절하게 바꿨다면 이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양 감독이 NC와 준PO 때 과감한 투수 운용으로 갈채를 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일견 이해하기 어렵다. 과연 어떤 실수가 있었고, 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5회까지 앞선 LG, 6회 단숨에 역전 허용
사실 5회까지만 해도 LG의 분위기였다. LG는 2회 넥센 박헌도의 적시타로 1점을 먼저 내줬지만 3회 2-1로 뒤집었다. 박용택과 이병규(7번)의 적시타가 나왔다. 다만 주루 미스로 기회를 더 잇지 못하면서 흐름을 내줄 수 있었으나 4회 스나이더의 솔로포로 3-1까지 앞서며 승기를 지켰다.
하지만 6회 고비를 넘지 못했다. 잘 던지던 선발 우규민이 강정호의 강습 타구에 오른 발등을 맞아 교체되는 돌발 악재가 발생했다.
LG는 이후 정찬헌을 투입했지만 넥센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정찬헌은 김민성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이성열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이후 1사 2, 3루에서 대타 윤석민에게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궜다.
이동현-신재웅 등 필승조의 투입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양 감독은 "6회 시작부터 우규민의 교체와 대타 윤석민 때 정찬헌의 교체를 했어야 했는데 머뭇거린 게 패착이었다"고 밝혔다.
▲'준PO 연투' 필승조 투입 부담-2차전 대비도
우규민은 이날 5이닝 동안 무려 113개의 공을 던졌다. 올 시즌 최다였다. 그럼에도 6회까지 우규민을 올린 것은 불펜 과부하에 대한 부담 때문일 수 있다.
LG 필승조 신재웅과 이동현은 준PO 4경기 모두 등판했다. 신재웅은 1~4차전까지 19-14-19-8개 등 총 54개의 공을 던졌다. 이동현은 8-31-4-6개, 59개 투구수였다. 그러나 불펜 대기 때 던지는 연습 투구를 감안하면 투구수는 더 불어난다. 특히 4경기 모두 대기했던 터였다.
때문에 우규민 이후 LG는 정찬헌을 냈다. 준PO에서 정찬헌은 1, 4차전만 나섰다. 상대적으로 피로도가 덜한 상황. 양 감독이 대타 윤석민 앞에서 투입시키려 했던 투수도 임정우였다. 역시 준PO 1, 4차전에만 나섰다.
하지만 둘 모두 엄밀히 따져 LG의 필승조는 아니었다. LG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준PO 2, 3차전 승부처에서는 신재웅과 이동현을 냈다. 정찬헌, 임정우 등이 나선 것은 1, 4차전에서 이미 승부가 사실상 결정된 이후였다. 양 감독은 "현재 우리 불펜은 필승조와 추격조의 구위 차이가 거의 없다"고 말했지만 미묘한 차이가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LG는 2차전 선발이 신정락이었다. 상대 선발 밴 헤켄에 비해 객관적으로 다소 밀리는 카드인 만큼 불펜 총력전이 예상되는 2차전이었다. 때문에 신재웅, 이동현을 최대한 아끼려는 복안이 있었을 것도 짐작되는 부분이다. 준PO를 치르고 올라온 LG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