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등판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두산과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우규민은 패전 투수가 됐다.
1년 뒤 맞이한 두 번째 가을야구. 우규민은 한층 더 완숙해졌다. 큰 경기에서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특히 NC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 투수가 되면서 가을향기가 물씬 풍기는 투수로 변했다.
넥센과 LG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27일 목동구장.
우규민은 1차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물론 LG의 에이스 자격은 아니었다. 페넌트레이스부터 준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물론 페넌트레이스 넥센전 성적이 5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괜찮았다는 점도 고려된 선발 등판이었다.
우규민은 부드러웠다. 넥센 선발 헨리 소사와 같은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는 없었지만, 구석구석 찌르는 제구로 넥센 타선의 힘을 제압했다. 5회까지 안타 6개를 맞았지만, 실점은 단 1점이었다. 커브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넥센 타선을 요리했다.
그랬던 우규민이 갑작스럽게 부상을 당했다.
3-1로 앞선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우규민은 강정호를 만났다. 강정호의 타구는 정확히 우규민의 오른 발등 부위로 향했고, 우규민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포수 최경철이 잡아 1루로 던졌지만, 심판 합의 판정 끝에 세이프가 선언됐다.
그리고 우규민은 일어나지 못했다. 부축을 받은 채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더 이상 투구는 어려웠다.
LG 양상문 감독은 급하게 정찬헌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정찬헌은 김민성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진 뒤 대타 서동욱에게 보내기 번트를 허용했다. 1사 2, 3루 위기에서는 대타 윤석민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포를 얻어맞았다.
가을남자로 변신한 우규민이 불의의 부상으로 쓰러지자, LG도 맥 없이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