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도 빠르지 않고, 타격이 정교하지도 않다. 어찌보면 신개념 1번 타자다. LG 양상문 감독도 "정성훈의 1번 기용은 걱정 반, 우려 반이었다"면서 "1번으로서 과감한 주루 능력은 떨어져도 찬스를 낚아채는 능력은 최고"라고 평가했다.
정성훈은 27일부터 5전3선승제로 열리는 넥센과 플레이오프에서도 톱타자로 낙점을 받은 상태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이어진 LG의 상승세를 꺾기 위해서 넥센으로서는 반드시 정성훈을 막아야 한다. 기선을 뺏기면 LG에게 흐름이 넘어가기 때문. 넥센 염경엽 감독도 "타격에서는 시작 지점이 정성훈, 연결고리가 최경철이다. 일단 시작을 잘 막고 경기를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훈과 달리 넥센 서건창은 흔히 보는 전통적인 1번 타자다. 잘 치고, 잘 달린다. 대포 군단 넥센 타선을 맨앞에서 이끈 소총수다.
2014년 기록도 대단했다. 프로야구 33년 역사상 최초로 200안타(201안타)를 넘어섰고, 타격왕 타이틀(3할7푼)과 득점 타이틀(135득점)도 손에 넣었다. 득점 역시 역대 최다 기록. 여기에 도루 2위(48개), 출루율 4위(4할3푼8리)에 오르는 등 잘 치고, 잘 달리니 각 팀들에게는 박병호 만큼 무섭고, 까다로운 존재였다.
플레이오프의 키플레이어도 바로 서건창이다. 넥센의 방망이는 워낙 강하다. 팀 홈런 1위(199개)에 오를 정도로 힘이 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라는 단기전에서는 번트와 같은 작전도 필요하다. 작전 야구의 적임자가 바로 서건창이다.
이택근은 "우리의 키는 서건창이 쥐고 있다"면서 "서건창이 나가면 작전이 다양해진다. 발이 빨라 공격 루트도 많아지고, 득점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단기전에서는 선취점이 중요하다. 특히 1차전에서 누가 먼저 점수를 내느냐에 따라 시리즈의 향방이 결정될 수도 있다. 둘 중 누가 먼저, 또는 누가 많이 누상에 나가느냐에 한국시리즈행 티켓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일단 먼저 타석에 서는 것은 1회초 공격을 하는 LG 정성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