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 진료 인원은 66만 5천명으로 지난 2009년 이후 5년 동안 10만 9천명이나 증가했다. 한해 평균 4.6%씩 증가한 셈이다.
이 중 여성이 46만 명, 남성이 20만 명으로 여성 우울증 환자가 2.22배 많았다.
그러나 증가속도는 다르다. 한해 평균 증가율의 경우 남성이 5.4%로 여성보다 1.2%p 높았다.
특히 연령별로는 50대 이상 중 노년층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70대 이상이 22.2%로 가장 높았고 50대 21%, 60대 17.4%로 나타났다.
40대까지 합치면 중노년층 우울증 환자가 전체의 76%를 넘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40대부터는 한 세대 당 10만명 이상이 우울증 환자로 진료를 받고 있는 셈이다.
중노년층의 우울증 증가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베이비 부머 50대의 진입 영향으로 풀이된다.
40대 이상 여성 환자가 전체 진료 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이는 폐경, 성장한 자녀들의 독립 등으로 느끼는 심리적 허무감, 우울감등이 원인인 것으로 추측된다.
우울증은 여러 원인들에 의해 우울감 및 의욕저하 등이 나타나는 정신적 질환으로 수면 장애나 불안, 성욕 및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우울증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남성들은 명퇴나 감원 등으로 우울증이 올 때 자존심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아 자살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살 사망자는 만 4천여명으로, 이 중 남성이 만여명으로 4천 3백여명의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심평원 박두병 심사위원은 "우울증은 정신과 약물치료로 좋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스스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약물치료와 더불어 정신치료, 인지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심리사회적인 면들을 개선시켜 일상생활에 적응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입증된 예방법은 없지만 우울 증상을 악화시키는 술이나 불법적 약물은 피하고, 우울증상을 감소시키기 위해 걷기, 조깅, 수영 등 운동이나 활발한 신체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심사위원은 "여성들의 경우 임신, 분만, 폐경기를 겪는 동안 호르몬 변화로 인해 더 쉽게 우울증에 걸리게 되며, 심리사회적으로 남녀평등이 이뤄졌다고 해도 여전히 스트레스가 많고, 참고 견디는 것이 미덕인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들이 많아 이런 억압된 감정들이 우울 증상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