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함지훈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부상 후유증이다. 재활을 마치고 운동을 시작한지 한 달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원래 올라오는 속도가 느린 선수다. 서서히 올라올 것이다. 크게 걱정은 안 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발가락을 다친 함지훈은 수술대에 오른 뒤 오랜 기간 재활에 매진해왔다.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다. 가드 이대성은 발목 부상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아직도 러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모비스는 시즌 초반 순항하고 있다. 4승2패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고양 오리온스(6승)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라있다.
존스컵 우승 효과다.
모비스는 지난 8월 대만에서 열린 제36회 윌리엄존스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양동근, 함지훈, 이대성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 8명의 선수만이 출전했다. 이 기간에 대표팀을 맡은 유재학 감독을 대신해 김재훈 코치가 지휘봉을 잡았다.
아무도 우승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비스는 홈팀 대만 국가대표팀을 상대로 두 차례 승리를 거두는 등 KBL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발휘하며 정상에 올랐다.
존스컵 우승을 통해 송창용, 전준범 등 그동안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식스맨들의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팀이 하나로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다.
또한 팀 분위기도 굉장히 좋아졌다. 존스컵 우승 이후 팀에 합류한 로드 벤슨이 불성실한 자세를 보여 훈련 분위기를 망칠 때가 많았다. 그러자 모비스는 주저없이 벤슨을 퇴출시켰다.
양동근도 "5개월동안 자리를 비웠는데 잘해주고 있었다. 내가 분위기를 망치면 안된다, 나만 잘하면 된다, 내가 돌아와서 선수들이 어색해하면 안된다는 생각도 했다"며 웃었다.
6.8점, 2.3리바운드를 기록 중인 송창용의 활약은 모비스가 함지훈의 컨디션이 회복될 때까지 여유있게 기다릴 수 있게 한다. 경기당 8.2점을 올린 전준범은 문태영(16.5점), 리카르도 라틀리프(14.3점)에 이어 팀내 득점 3위에 올라있다. 박종천, 박구영, 김종근 등 베테랑들이 굳건하고 신예 가드 김주성도 든든한 존재가 됐다. 벤치가 더 탄탄해진 느낌이다.
문태영은 모비스가 시즌 초반 잘 나가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존스컵 우승이 큰 도움이 됐다.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많이 쌓으면서 많은 도움이 되고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