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대기업 사랑…삼성·LG 다음은 어디?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열린 LG 사이언스파크 기공식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삼성에 이어 23일엔 LG를 찾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마곡지구에 건설 중인 LG사이언스파크 기공식에 참석해 구본무 회장의 손을 맞잡았다.

맨 앞 줄 구본무 회장 옆자리에 앉아 시종 밝은 표정으로 웃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은 "LG그룹의 연구개발 역량을 한 곳에 모으는 만큼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술과 제품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창조경제의 중요 거점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경제혁신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기업과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며 "어려운 상황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통해 위기 이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LG사이언스파크 기공식에 참여한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 LG그룹은 희색이 만면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경제제일주의와 창조경제 실현을 몸소 보여준 것에 대해 만족하고 있고 LG그룹은 대통령의 격려를 받으니 힘이 솟는다고 말한다.

LG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통령과 청와대 수석들, 박원순 시장까지 참석해 격려를 해주시고 덕담을 건네니 기업으로서 힘이 난다"며 "그룹으로선 생일잔치 같은 날이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특정 대기업의 사업을 격려했다고 할지라도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맞물려 돌아가야 일자리창출도 경제활성화도 가능한 만큼 청와대와 해당 기업으로선 상호 윈-윈인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5일 오후 대구 북구 창조경제단지 예정부지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달 15일 대구를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고위관계자들의 영접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구 무역회관에서 열린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에 참석하고 삼성그룹의 모태인 제일모직 공장 터를 둘러봤다.

박 대통령은 삼성그룹이 대구 제일모직 터에 900억 원을 들여 짓기로 한 창업보육센터와 예술창작센터 계획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이 17개 지방 창조경제혁신센터 가운데 대구를 가장 먼저 방문한 것은 섬유산업 등의 쇠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시에 대한 격려이자 정치적 고향·텃밭에 대한 배려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로비에 전시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여주며 "기록을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이곳 제일모직을 세 번 방문하셨다"고 소개하며 삼성과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대구는 과거 섬유산업의 메카로서 우리나라 산업화의 시동을 걸었던 곳"이라며, "대구 지역의 창조경제는 이곳에서 시작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이 든든한 멘토와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서 새롭게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을 추켜세우며 삼성과 대구의 인연을 은연중 내비쳤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 간의 협력 강화 차원에서 17개 시도별 주요 대기업-창조경제혁신센터 연계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대구와 삼성을 맺어준 것도 이런 일환이다.

그러면 다음은 어디일까?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과 LG의 구본무 회장에 이은 다음엔 어느 대기업으로부터 영접을 받을 것인지가 재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한민국 대기업 순위로 보면 당연히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 차례다.

현대기아차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을 초청해 성대한 행사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태원 회장이 영어의 신분 상태인 SK그룹도, 5위 그룹인 롯데도, GS도, 포스코도 박 대통령을 한번만이도 초청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선택은 청와대가 한다.

하지만 친 재벌행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선공약인 경제민주화를 팽개쳐버렸다는 비판론이 상당한 마당에 박 대통령의 재벌 총수들과의 개별 만남이 마냥 좋게 보이지만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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