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꺾은 성남의 반란, '끈기'로 이겼다

부임 후 빠른 팀 수습으로 FA컵 우승 도전

"전에 없던 끈질긴 모습이 많아졌다."

경기가 끝난 뒤 성남FC의 라커룸에서는 우렁찬 박수가 쏟아졌다. 부진한 리그 성적으로 잔뜩 주눅이 들었던 선수들의 표정에서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남은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2014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값진 승리를 챙겼다. 막강한 화력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는 전북과 연장까지 120분간 팽팽한 0의 균형을 이어온 성남은 승부차기에서 5-4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경기 전 전북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좀처럼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성남은 후반 막판부터 본격적으로 수비를 강화하며 승부차기에 대비했고, 결국 상대의 실축에 힘입어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를 가져왔다.

경기 후 김학범 감독은 "2관왕을 하려는 것을 우리 때문에 못하게 됐으니 전북에 미안하다"면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 감사한다. 자신감이 상실된 모습으로 지금까지 왔는데 오늘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전북이 워낙 좋은 팀이라 우리의 득점력으로는 많이 넣어야 1골이라는 계산을 했다. 그래서 승부차기까지 간다는 계획을 세웠고, 교체카드의 활용을 최대한 늦게까지 가져갔다"고 설명한 김 감독은 "전에 없던 끈질긴 모습이 선수들에게 많아졌다. 예전 같았으면 포기했을 텐데 끝까지 버티는 힘이 생겼다"고 승리할 수 있던 비결을 분석했다.

올 시즌이 진행되는 가운데 성남은 무려 4명의 지도자를 맞았다. 시민구단 전환 후 박종환 창단 감독이 4개월 만에 물러나고 이후 이상윤 감독대행, 이영진 감독대행에 이어 김학범 감독까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강력한 카리스마의 김학범 감독이 부임한 뒤 성남은 빠르게 수습되고 있다.

김학범 감독은 자신의 부임 후 선수들의 체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팀에 처음 왔을 때는 60분이 지나면 선수들이 뛰지 못하고 쥐가 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김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120분을 뛰어도 쥐가 나는 선수가 없어졌다. 훈련보다는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정신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남의 주장 박진포 역시 "감독님께서 항상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것을 강조하신다"면서 "감독님이 오시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수들도 더 열심히 하자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FA컵에서 '대어'를 낚을 수 있던 비결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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