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흐른 2014년 10월22일. 우규민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NC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생애 두 번째 가을야구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당초 우규민은 3차전 선발로 내정됐다. 하지만 비로 인해 20일 열릴 예정이었던 2차전이 이틀이나 밀리면서 코리 리오단 대신 2차전에 나섰다. 물론 비가 아니었다면 22일에 3차전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경기가 미뤄지면서 불펜 피칭도 하지 못한 채 마운드에 올라야만 했다.
우규민은 담담했다. 우규민은 21일 경기가 취소된 후 "로테이션대로 내가 등판하는 것이다. 리오단이 더 편해졌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후회를 많이 했다. 최선을 다해 혼을 실어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에는 활짝 웃었다.
우규민은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LG의 4-2 승리로 끝나면서 가을야구 첫 승리를 챙겼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야수들의 도움과 함께 위기를 헤쳐나갔다. 1회말과 4회말에는 더블플레이로 실점을 막았다. 또 6회말 볼넷과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이어 등판한 신재웅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우규민은 올해 29경기에 등판해 11승5패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비록 마지막 등판에서 부진해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올라갔지만, 2004년 데뷔 후 최다승을 기록했다.
비록 1~2선발은 아니지만, 양상문 감독이 신뢰하는 카드이기도 했다.
그리고 우규민은 1년 만에 가을남자로 거듭났다. 아직 준플레이오프도 끝나지 않았다. LG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로 올라간다면 우규민은 자신의 이력서에 더 많은 기록을 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