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CBS 김진오 선임기자
김진오의 눈) 김 기자, 어서 오세요.
[김현정의 뉴스쇼 - 김진오의 눈 전체듣기]
= 예, 위험의 사각지대 환풍구입니다.
판교 야외 공연장의 환풍구 참사를 계기로 우리의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환풍구입니다.
인도를 걸을 때 환풍구 위를 걷지 않은 시민이 없을 정도로 환풍구와 매일 접촉하며 살고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인 덕수궁 앞 환풍구에서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그 위에 서서 대한문의 수문장 교대식을 볼 정도로 시민들은 환풍구를 인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명동역도, 오목교역도, 눈여겨보면 우리는 도처에서 환풍구 위를 걷거나 서 있습니다.
판교 인근 주민들과 직장인 30명가량이 공연을 보기 위해 아무런 생각 없이 환풍구 위로 올라갔다가 변을 당했는데 '죽음의 길'로 통하는 환풍구가 서울에서만 6,000여 곳에 이릅니다.
지하철 환풍구 2,240여 곳을 비롯해 아파트와 건물 지하 주차장, 대형 상가와 공원 등의 환풍구를 합치면 6,000여 곳입니다.
서울시내 도로 주변의 환풍구 3분의 2는 인도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환풍구 위에 올라가거나 걷지 말라는 경고문 하나 없이 인도가 돼버린 환풍구가 그만큼 위험하다는 사실조차 우리는 모릅니다.
심지어 환풍구 위를 뛰기까지 하는데 떨어지면 그들을 살려줄 방호막도, 지지대도 없어 수 미터나 수십 미터 아래로 추락합니다.
정부와 서울시는 이번에 환풍구 안전전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환풍구 덮개를 견고하게 하거나 높이를 높여 접근 자체를 차단하겠죠.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려 할 것입니다.
지하 전동차 사고가 잇따르자 스크린도어를 설치했지 않습니까?
◈ 우리의 안전의식이 한심한 수준이었죠?
= 예, 안전의식 0점, 빵점입니다.
사망 16명과 중상 11명을 부른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 사고는 우리의 안전의식이 한마디로 엉망이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참사입니다.
올 들어서만 경주 마우나리조트 지붕 붕괴사고를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 고양터미널 화재, 신당역 지하철 추돌 사고 등을 겪었으면서도 우리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언론사가 주최하고 경기도와 성남시가 일부 후원한 야외 공연 행사에 안전요원 한 명 없었고 관계자 4명이나 있었지만 안전관리를 하는지 조차 몰랐습니다.
환풍구 위로 올라가면 안 된다는 것은 기본적인 안전 사항임에도 우리는 너나할 것 없이 좀 더 잘 보기 위해 환풍구 위든, 담장 위든, 지붕이든, 나무 위든, 어디든 오를 수 있으면 올라갑니다.
지금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환풍기에 대한 안전 규정문제와 책임을 거론하고 있지만 저를 포함해 우리 모두의 잘못 아닌가 여겨집니다.
사실 언론들이 무슨 사건사고만 났다 하면 '안전 불감증이다', '인재다'라며 호들갑을 떨지만 언론사 주최 행사도 안전의식이 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뒤처리를 하는 정부와 정치권을 보면서 인재형 참사가 또 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곤 했는데 우리가 대형 인재형 사고에서 학습효과를 얻지 못하면 그 어떤 사건·사고도 우리를 비켜가지 않을 것입니다.
= 예, 청와대와 국회의 움직임입니다.
아셈 정상회의에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이 판교 환풍구 참사와 관련해 오늘 발언을 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김기춘 비서실장 주재의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해 환풍구 참사에 대해 한마디 할 수도 있습니다. 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여·야는 오늘 아침 최고위원회의와 비상대책위원 회의를 각각 열어 환풍구 참사에 대한 입장을 낼 것입니다.
또한 국회의원들은 국토교통위와 안전행정위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 다룰 것입니다.
다 사후약방문격이겠죠.
◈ 다음은 어떤 뉴스 키워드를?
= 예, 군사분계선, 휴전선(MDL-Military Demarcation Line)입니다.
휴전선에서는 지난 10일에 이어 어제도 남·북 군인들 사이에 총격전이 있었습니다.
어제 오후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휴전선 선상까지 다가오자 우리 군이 넘지 말라며 사격을 가했고 북한군이 우리 군 초소를 향해 기관총을 쐈습니다.
최근 들어 북한의 국지성 도발이 잦은데 의도가 들여다보입니다.
오는 30일의 2차 고위급 접촉을 앞둔 노림수, 북한을 알아달라는 관심 유도와 함께 우리를 몰라주면 언제든지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시그널이자, 회담의 기선잡기 등의 목적이라는 분석입니다.
= 예, 잔인하기까지 한 전세가격입니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한 달 새 2~3,000만 원씩 올랐습니다.
이런 전세가격의 고공행진이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고 좀 있으면 지방 도시로 확산될 것입니다.
은행의 기준금리가 2%로 내려가자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와 반전세로 돌리기 위해 전세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려 부르고 있습니다.
정부가 주택시장 활성화 등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금리를 인하하면서 주택 매물은 줄어들고 전셋값만 상승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회사원(41)은 전세가격 폭등과 관련해 "현재 독산동에서 살고 있지만 3,000만 원을 올려달라고 해 걱정이라"며 "금천구 독산동까지 밀려났는데 자칫 경기도로 내려가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지었습니다.
서울에서 외곽도시로, 심지어 경기도 농촌지역으로 옮겨가는 '전세난민'만 양산되고 있습니다.
서민들에겐 '전셋값 참사'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