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기다린 윤석영의 강렬한 데뷔전

리버풀 상대한 EPL 데뷔전서 평점 7

지난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퀸스파크레인저스(QPR)는 기존의 한국인 미드필더 박지성과 함께 새로운 한국 선수를 영입했다. 그 주인공은 K리그에서 활약하던 왼쪽 측면 수비수 윤석영.

하지만 당시 QPR의 성적이 좋지 않았던 탓에 윤석영은 입단 첫해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조차 치러보지 못한 채 소속팀의 강등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강등 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승격이 절실한 래드냅 감독은 좀처럼 윤석영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적 7개월 만에 하부리그 팀과의 컵대회 1라운드에서 QPR의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공식 경기에 출전했다.

이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윤석영은 같은 리그의 다른 팀으로 임대를 떠나 잉글랜드 축구의 실전 경험을 쌓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예상하지 못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윤석영의 불운한 상황과 달리 QPR은 1시즌 만에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했다.


그리고 새 시즌이 시작된 뒤 8번째 경기가 열린 지난 19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로프터스 로드. 래드냅 감독은 리버풀과 8라운드 홈경기에 윤석영을 전격 선발 출전시켰다. 승격 첫해부터 부진한 성적으로 최하위에 처져 있어 새로운 선수 구성으로 경기력에 변화를 노리는 것과 함께 윤석영 개인에게는 상대의 젊고 빠른 공격수 라힘 스털링을 봉쇄하라는 분명한 지시였다.

QPR 입단 20개월 만에 바라고 또 바라던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윤석영은 래드냅 감독의 기대는 물론, 한국 축구팬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선보였다.

비록 QPR은 2-3으로 무릎을 꿇었지만 윤석영에 막힌 스털링은 결국 별다른 활약 없이 경기를 마쳤다. 스티븐 제라드와 마리오 발로텔리도 윤석영이 버틴 왼쪽 측면에서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첫 실점하는 장면에서 순간 집중력이 부족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영국의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이 경기 후 승리한 리버풀보다 패한 QPR 선수들에게 후한 평가를 하며 윤석영에게도 "태클이 좋았다"는 평가와 함께 7점의 높은 평점을 줬다.

원하던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래드냅 감독 역시 "오늘 경기는 내가 지휘봉을 잡고 나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정말 최고였다"면서 "우리 선수들도 자신을 믿어야 한다. 오늘 경기를 통해 긍정적인 모습을 확인했다"고 경기에 나선 선수들을 칭찬했다.

잉글랜드 진출 이후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없었던 탓에 자연스레 국가대표팀에서도 거리가 멀어졌던 윤석영. 지난 20개월의 긴 터널을 지난 그의 프리미어리그 데뷔는 소속팀은 물론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분명한 희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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