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 감독은 지난 18일 미디어데이에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이재학을 예고했다. 이재학의 올해 LG전 성적은 5경기 4승1패 평균자책점 2.59. 기록만 보면 이재학의 등판에 의문이 없었다. 하지만 첫 포스트시즌, 그것도 1차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많았다.
NC는 외국인 투수가 세 명이다. 특히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이자 사실상 NC 에이스인 찰리 쉬렉도 LG전에서 강했다. 6월24일 완봉승을 포함해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2를 기록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이재학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재학이가 잘 던질 것"이라면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부담도 지운 것 같다. 여러 가지를 다 보고 결정했고, 팀의 미래도 봤다. 찰리나 에릭 해커가 평균자책점은 좋지만, 재학이가 LG전에서 잘 던졌다"고 설명했다.
물론 토종 선발에게 에이스 역할을 맡긴다는 상징성도 있었다. 이미 미디어데이에서도 "외국인 투수들도 잘 던지지만, 큰 무대에 우리 선수다 좀 더 좋은 모습으로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재학을 선발로 쓰게 됐다"고 말했었다.
LG도 이재학의 1차전 선발을 예상했다.
양상문 감독은 "이재학은 예상했다. 우리 경기에서 워낙 좋았다"면서 "에릭이 나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재학이가 워낙 성적이 좋았다. 또 상징성이 있다. 김경문 감독께서는 그런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라고 말했다.
결국 NC의 이재학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다. 포스트시즌 1차전을 책임지기에는 이재학의 경험이 너무 부족했다.
LG의 베테랑 타자들은 거침 없이 이재학을 두들겼고, 이재학은 아웃카운트 두 개만 잡은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1번 정성훈에게 2루타, 3번 박용택에게 볼넷을 내줬고, 4번 이병규(7)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이어 이진영에게 적시타, 김용의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태드 웨버와 교체됐다. 웨버가 첫 타자 최경철에게 3점 홈런을 내주면서 이재학은 ⅔이닝 5실점으로 첫 포스트시즌 등판을 마무리했다.
큰 무대에서는 경험이 중요하다. ⅔이닝 5실점 패전. 이재학에게는 '경험'이라는 쓰디 쓴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