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를 거쳐 일본에 진출한 한국인이 일본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MVP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18일 센트럴리그 CS 파이널스테이지 4차전이 끝난 뒤 "오승환이 센트럴리그 CS MVP를 수상했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MVP 상금 100만엔(약 1천400만원)을 받았다.
이 신문은 "거듭된 연투에도 '오승환의 돌직구'는 시들지 않고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선을 굴복시켰다"며 "한신이 치른 CS 6경기에 모두 등판하며 한신을 일본시리즈에 올려놨다"고 오승환의 MVP 수상 배경을 밝혔다.
오승환은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퍼스트스테이지 1·2차전에 등판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2차전에서는 3이닝을 소화하며 역투했다.
요미우리와 파이널스테이지에서는 1·2·3차전에서 모두 등판해 세이브를 거두고, 4차전에서도 등판해 마지막 승리구를 던졌다.
18일 도쿄돔에서 열린 4차전에서는 연속타자 홈런을 맞는 등 1이닝 3피안타 2피홈런 2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으나, 오승환의 가치는 줄어들지 않았다.
오승환의 이번 CS 성적은 6경기 8⅓이닝 2실점(평균자책점 2.16) 4세이브다. 오승환이 뒷문을 지킨 한신은 퍼스트스테이지 1승 1무, 파이널스테이지 4승을 기록하며 2005년 이후 9년 만에 일본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스포츠닛폰은 "정규시즌 마지막 5경기에 모두 등판하는 등 오승환이 한신이 치른 11경기에 모두 등판하는 투혼을 발휘했다"고 칭찬했다.
오승환은 4차전이 끝나고 열린 시상식에서 마이크를 잡고 "한신 팬 여러분, 정말 최고입니다"라고 말해 한신 팬의 환호를 끌어냈다.
이어 "한신 모든 선수들이 힘을 내줬다. 나도 '매일 던진다'라고 생각했다"며 "한신 팬께서 항상 열심히 응원해주셔서 피로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스포츠닛폰은 이를 두고 '우등생 발언'이라고 표현했다.
오승환은 4차전에서 연속타자 홈런을 맞은 것에 대해서도 "일본시리즈에는 더 긴장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며 "일본시리즈에서 더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신과 오승환은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니혼햄 파이터스가 벌이는 퍼시픽리그 파이널스테이지 결과(18일 현재 소프트뱅크 3승 2패)를 지켜보며 25일 시작하는 일본시리즈를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