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 "MVP는 강정호…저도 잘 봐주세요"

'네가 MVP다' 넥센 서건창이 17일 SK전에서 1회 2루타로 사상 첫 200안타 고지를 점령하자 심재학 코치가 번쩍 안아 축하해주고 있다.(목동=넥센 히어로즈)
넥센 톱타자 서건창(25)이 화려한 '신고 선수 신화'를 이룩했다. 프로야구 역사 상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서건창은 17일 목동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와 홈 경기에서 1회 상대 선발 채병용을 상대로 2루타를 뽑아냈다.

볼 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채병용의 시속 138km 몸쪽 높은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쪽으로 큼직한 타구를 날렸다. 염 감독도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전날까지 199안타를 날린 서건창은 33년 프로야구 역사의 첫 200번째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서건창은 이미 지난 13일 이종범 한화 코치가 1994년 해태(현 KIA) 시절 세운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196개)을 깬 데 이어 전인미답의 고지를 정복했다.

이후 서건창은 후속 땅볼과 유한준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염경엽 감독을 비롯해 팀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1회말 공격 후에는 염 감독과 주장 이택근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마지막 타석인 9회는 역시 우중간 2루타로 201번째 안타를 신고했다. 자신의 신기록을 1개 더 늘리며 화려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최다안타는 물론 타격왕(3할7푼), 득점왕(136개)까지 확정지었다. 이 중 최다안타와 득점은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7-2 승리를 확정한 뒤 서건창은 "첫 안타가 운 좋게 나와서 경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다"면서 "나 혼자 기록보다는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함께 이룬 기록"이라며 대기록 달성의 소감을 밝혔다.

부담이 적잖았다. 서건창은 "사실 15일 롯데전에서 안타가 나오지 않아 부담이 있었다"면서 "그래도 오늘 경기장에 나오니 오히려 마음이 가벼웠다"고 털어놨다.

201개의 안타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기억에 남을까. 서건창은 "그래도 오늘 친 200번째 안타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있었기에 대기록을 세울 수 있는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고 겸손해했다.

신고 선수 신화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2008년 LG 신고 선수로 입단한 서건창은 그해 방출돼 군 복무 뒤 2012년 넥센에 입단해 3년 만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서건창은 "그때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의 강력한 MVP 후보다. 그러나 서건창은 "MVP는 강정호 형이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임에도 타격도 성적이 좋다"는 게 이유다. 강정호는 올해 유격수 사상 최초로 40홈런과 100타점을 넘겼다.

투표를 하는 취재진에게 자신에 대한 어필을 해보라고 하자 서건창은 수줍게 "저도 최선을 다했으니 잘 봐달라"며 웃었다. 목표는 끝이 없다. 서건창은 "또 200안타를 치겠다기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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