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박봉을 받는 하위직 공무원들은 정부안대로 직급별로 연금이 삭감되는 비율을 동일하게 적용하면, "'용돈 연금'일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안, 연금학회 안보다 '8조원' 재정 절감 효과
17일 안전행정부가 발표한 개혁안은 '41%를 더 내고 34%를 덜 받는' 연금학회 개혁안(부담 43%↑·수령 34%↓)를 골자로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연금 납입액(기여금)의 인상 시점을 보다 앞당겼고, 고액 연금 수급을 방지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정부는 연금학회안보다 기여금 인상기간을 단축시켰다. 연금학회는 2016년 이전에 채용된 공무원의 연금 납입액을 2016년 8%에서 2026년에 10%로 10년에 걸쳐 천천히 인상하는 방안을 담은 반면, 정부는 2018년까지 급속도로 10%로 올리는 안을 제시했다.
은퇴자의 고액연금 수급도 차단했다. 은퇴 후 과도한 연금이 지급되지 않도록 납입액의 상한액을 평균과세소득의 1.8배에서 평균과세소득의 1.5배로 낮추는 방안도 담겼다. 이를테면 월 600만원이 넘는 공무원 연금 최고수령액이 20% 가량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또 경제상황과 고령화 정도에 따라 연금 수급액이 자동적으로 바뀌는 '유럽식 자동안정화 장치'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는 물가인상률만큼 연금 수령액이 인상된다.
이에 따라 안행부가 개혁안을 오는 2016년부터 시행할 경우 오는 2080년까지 정부보전금이 현행 1278조원에서 936조원으로 34조원 절감된다. 기존 연금학회안보다는 '8조원' 가량의 재정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與, 재정건전성 차원에서 '미흡'
연금학회보다도 더 재정을 절감할 수 있는 안이지만, 새누리당은 공무원 연금 개혁을 추진하는 주요 목표인 '재정안전성' 측면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부와의 당정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이)흡족하지 않다. 이론적으로 바라는 것은, 지금 하면 앞으로도 손을 안 댈 정도로 돼야 하는데 이래가지고 앞으로 또 손 봐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부개혁안을 실행해도) 평균 재정 절감 효과가 약 30%다. 이는 정부가 여전히 70%의 돈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 눈높이로는 이렇게 강도가 센 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가 돈을 쏟아붓게 되면 또 나중에 몇년 후 개혁해야 할 수 있다. 재정건전성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방안으로는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라고 설명했다.
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안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더 강력한 방향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은 정부에 공무원 노조와 머리를 맞대 수정안을 가지고 오라고 주문했다. 수정안을 가지고 정부와 협의를 지속하며 당론 입법으로 공무원연금 개혁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박봉 공무원들 "이게 하후상박(下厚上薄)?"
연금을 부담하는 시기는 앞당겼지만, 연금 기여율과 지급율 수준은 연금학회 개혁안이 그대로 수용돼서다. 연금학회 개혁안은 기여율 지급율을 직급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깎아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때문에 새누리당 경제혁신특위 위원들로부터도 하위직은 덜 깎고 고위직은 더 깎는 '하후상박' 방식 도입 목소리가 쏟아진 바 있다.
정부안은 위헌 논란이 있던 재정안정화 기금도 연금학회 개혁안 그대로 수용해 노조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번 정부안에서도 현재 연금을 받고 있는 퇴직 공무원에게 수급액의 최대 3%를 내도록 한 부분을 포함했다. 퇴직 공무원과 공무원 노동조합은 '위헌'이라며 반발한 부분이다.
공무원노조 측은 17일 오후 정종섭 안행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안행부안은 연금학회안이 포장만 바뀐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충재 공무원노조 위원장도 "이 안대로 가면 하위직 공무원들의 연금은 연금으로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연금학회안 수준으로 하위직 연금을 깎고 일부 사기진작 방안을 내놓은 것은 의미가 없다"며 "하후상박은 커녕 하박상박(下薄上薄)이다.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