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는 KGC인삼공사와 IBK기업은행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 팀이 6개월간 각 팀마다 30경기씩 6라운드의 열전에 나선다. 남녀부 공통적으로 정규리그 2위와 3위가 플레이오프를 거쳐 1위 팀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러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시즌이 진행된다.
▲돌고 돌았던 여자부 우승 트로피, 그래도 예외는 있다
8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삼성화재가 사실상 독식한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는 그야말로 10년의 시간을 여러 팀이 돌아가며 우승을 나눠가졌다. 출범 첫 해 KGC인삼공사의 전신인 KT&G가 정상에 오른 이후 김연경(페네르바체)과 황연주(현대건설) 등을 앞세운 흥국생명이 2연패에 성공했지만 이후 매 시즌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바뀌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여자부에서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펼쳐진 가운데 철저하게 소외된 한 팀이 있다. 바로 한국도로공사가 비운의 주인공이다. 도로공사는 여자부에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챔피언결정전에서 환호하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프로 원년인 2005시즌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KT&G에 패했고, 2005~2006시즌에도 챔피언 도전 자격을 갖췄지만 흥국생명에 무릎을 꿇었다. 이후 도로공사는 줄곧 챔피언결정전과도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프로 출범 이후 도로공사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유일한 경험은 2011년 컵 대회가 유일하다.
▲180도 달라진 도로공사, 더 이상 우승은 남의 일이 아니다
1970년 국내 최초의 배구팀으로 창단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지만 줄곧 약체로 분류됐던 도로공사는 2014~2015시즌 개막을 앞둔 현재 180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자랑한다.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세터 이효희와 센터 정대영을 나란히 영입하며 단번에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동안 선수 변화의 폭이 크지 않았던 여자부 특성상 도로공사의 과감한 영입은 사실상 제2의 창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의 과감한 도전이다.
비록 둘의 영입으로 표승주(GS칼텍스)와 곽유화(흥국생명)가 팀을 떠났지만 사상 첫 챔프전 우승을 위한 과감한 투자라는 분석이다.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베테랑 두 명의 가세로 도로공사는 IBK기업은행, 현대건설과 함께 올 시즌 여자부의 '3강'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이들과 달리 GS칼텍스와 흥국생명, KGC인삼공사가 상대적으로 '3약'으로 분류됐다.
도로공사가 사상 첫 챔프전 우승의 감격을 맛볼 가능성은 한껏 높아진 가운데 이효희와 정대영이 기존 선수들과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지 여부에 순위가 달라질 전망이다. 외롭게 공격을 이끌었던 외국인 선수 니콜 포셋이 다시 한 번 도로공사의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선다는 점 역시 도로공사가 우승에 대한 욕심을 공개할 수 있는 든든한 힘이다.
지난 시즌의 약점으로 세터를 지목한 서남원 도로공사 감독은 경험이 많은 이효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신인왕 고예림의 성장을 곁들여 완벽한 신구조화로 프로 첫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남원 감독은 "2명의 훌륭한 FA선수를 영입해 우승에 가까워지는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가 마지막 도전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는 확고한 출사표를 던졌다.
도로공사의 간판 선수인 국가대표 리베로 김해란 역시 "부끄럽지만 우리만 우승을 못 해봤다. 개인적으로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면서 "우승에 대한 의지가 강하니까 앞만 보고 달리겠다. 좋은 선수 2명을 영입했기에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그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분명한 목표의식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