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의원이 공개한 '중대본 방문시 대통령 말씀 동영상 녹취록'을 보면, 박 대통령은 이자리에서 "지금 상황을 보고 하셨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생존자들을 빨리 구출하는 일이라고 본다"며 "아직도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그런 승객이나 학생들을 구조하는데 단 한명이라도, 뭔가 어디 생존자가 있을 것 같으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 그렇게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드냐"고 이경옥 행안부2차관에게 물었다.
야당에서는 이 부분을 놓고 박 대통령이 제대로된 상황보고를 받지 못한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마치 일부만 선체에 갇혀있고, 대다수 인원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선체 밖에 있다고 인식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에 대한 서면감사를 벌인 감사원은 박 대통령이 중대본 방문시 "아직도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승객이나 학생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한 후 "구명조끼 입은 학생을 발견하기 힘드냐"고 말했기 때문에 선체 잔류 사실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의원은 "단 한명이라도, 뭔가 어디 생존자가 있을 것 같으면"이라는 부분은 감사원이 생략해 다른 뜻으로 해석되도록 오도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이 차관이 박 대통령의 질문에 "갇혀있기 때문에 구명조끼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선체 내부에..."라고 설명하자 박 대통령이 (혼잣말로) "아, 갇혀 있어서..."라고 말한 점이다.
이런 대화 내용을 종합해보면 박 대통령은 이 차관의 말을 듣고서야 많은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선내에 갇힌 사실을 인지했을 공산이 크다.
박 대통령은 구조인원 보고에 큰 오차가 있었던 점에 대해 추궁한 후 뒤늦게 "지금 많은 승객들이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청와대가 보고 시각을 빼고 답변서를 제출하자, 감사원이 시간을 뒤늦게 기입한 후 국회에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감사원은 애초 "안보실은 10:52경 해경(핫라인)으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을 토대로 10시52분부터 11시30분 사이에 "미구조 인원들은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했다"고 했으나, 청와대 답변서 원본에는 시간이 아예 기입돼 있지 않았다.
이춘석 의원은 "감사원이 청와대를 옹호하기 위해 중요한 감사결과 2가지를 모두 편집해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의도와 경위를 철저히 밝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면 감사원장은 약속대로 청와대를 재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