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중견 아이돌 그룹인 이들은 때 아닌 성장통을 겪고 있다. 좋든 나쁘든, 변화의 지점을 맞이한 2세대 아이돌 그룹들을 살펴봤다.
슈퍼주니어 멤버 성민은 지난 14일 결혼을 발표했다. 상대는 지난달 교제 사실을 인정한 뮤지컬 배우 김사은이다.
이 같은 소식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성민은 공식 홈페이지에 직접 글을 올렸다.
가장 먼저 챙긴 것은 팬이었다. 그는 글을 통해 12월 13일 결혼하는 것을 밝히며 "엘프(E.L.F·슈퍼주니어 팬클럽 명)에게 직접 소식을 전하고 싶었는데 기사를 통해 먼저 알게 해서 죄송하다"고 사과를 전했다.
결혼 발표 전까지 고민을 거듭했던 상황도 알렸다.
성민은 "고마운 사람들이 놀라고 마음 상하지 않을까하는 걱정 때문에 소식을 전하기까지 많이 갈등했다"면서 "제가 지금까지 성장하는 모습을 늘 옆에서 지켜봐 주고 응원해준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 꼭 전하고 싶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원더걸스 멤버 선예는 벌써 딸을 낳은 엄마가 됐다.
선예는 2012년 11월 공식 팬카페를 통해 결혼을 발표했다.
성민과 마찬가지로 당시 그는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다른 사람에게 듣기 보다는 직접 말씀드리고 싶었다"면서 "'너무 빠르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제 결정을 믿고 축복해 주길 부탁 드린다. 너무 서운해 하지 말아 달라"고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지난해 1월 캐나다 교포 출신 선교사 제임스 박과 백년가약을 맺고 캐나다에서 신혼 생활을 했다. 10월에는 딸 박은유 양을 출산해 현재 아이티로 5년 간 선교 활동을 떠난 상황이다.
이들의 용기 있는 결정은 결국 '양날의 검'이 됐다. 응원을 보내는 팬들 만큼 걱정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잠정적 활동 중단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현재 원더걸스는 선예의 결혼 이후 장기간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는 '탈퇴도 해체도 없다'고 못을 박았지만 팬들에겐 기약없는 이별이 됐다. 원더걸스 팬들은 이들의 컴백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전례가 있다 보니 성민에게도 동일한 걱정이 쏟아졌다. 성민과 SM은 입을 모아 향후 활동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결혼과 동시에 가정이 생기면 이전처럼 원활한 활동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지 않기 위해서라도 성민과 SM은 팬들에게 한 약속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일각에서는 성민의 결혼이 그룹 전체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팬들이 아이돌 가수에게서 판타지를 소비하는 만큼 그것이 지켜지지 못하면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성민의 결혼 이후 슈퍼주니어가 어떤 콘셉트와 활동으로 팬들에게 다가갈지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존 판타지를 대체할 새로운 대안을 찾지 못할 경우 팬들이 등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탈퇴 및 탈퇴설…소녀시대-엠블랙 2막 연다
이준이 소속사 제이튠캠프와 전속 계약이 끝나 팀을 탈퇴하고 배우로 전향한다는 보도 때문이었다.
제이튠캠프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속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탈퇴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준은 11월 열리는 엠블랙 단독 콘서트에도 정상적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여전히 탈퇴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팬들이 많다. 이들은 이준이 평소 배우의 길에 뜻을 가졌던 점, 의미심장한 단독 콘서트 주제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번 콘서트의 제목은 '커튼 콜'로 '지난 5년 간의 1막을 마무리하고 2막을 시작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제시카는 지난달 자신의 웨이보(중국 SNS) 계정에 글을 올려 회사와 멤버들로부터 일방적인 퇴출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공식 입장에서는 SM이 사전 동의한 개인 사업에 대해 멤버들이 돌연 입장을 바꿔 소녀시대와 사업 중 양자택일을 하라는 요구를 해왔다고 밝혔다.
SM은 이와 반대로 제시카가 먼저 탈퇴를 요청했으며 충돌이 있는 상황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제시카 탈퇴가 소녀시대 내부 갈등 문제로 번지면서 위태로웠던 팬들의 신뢰에도 금이 갔다. 이미 소녀시대 팬들은 연초부터 잇따른 멤버들의 공개 연애로 지쳐있었다.
일부 팬들은 제시카와 소녀시대 8인 입장으로 나뉘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탈퇴나 탈퇴설은 아이돌 그룹의 정체성을 흔들고, 가수와 팬 사이의 관계에 불신을 심는다. 이준이나 제시카는 그룹 내에서 팬층이 두터운 멤버이기 때문에 미치는 여파가 더욱 크다.
진실이 무엇이든, 두 그룹에겐 그룹 정상화에 대한 과제가 남았다. 결국 실망감과 배신감에 휩싸인 팬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릴 것이냐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