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무능한 정부, 부모들의 피눈물
② 일베에서 정부·여당까지… 패륜시대
③ 잊혀지는 팽목항
④ 아빠는 네가 되었다
14일에는 진도지역 남자 봉사자들과, 15일에는 여성 봉사자들과 나눠서 조촐한 자리를 가졌다.
지난 4월 이후 6개월 동안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고 뒷바라지를 해준 자원봉사자들에게 피해가족들이 저녁상을 대접한 것.
진도를 찾는 발길도, 각계에서 보내주던 구호물품도 줄어들자 각종 단체들이 이번 주로 자원봉사를 마무리하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구호물품 전달 등을 담당했던 기독교연합은 지난 10일에, 진도자율방범대는 15일에 자원봉사를 끝마쳤다.
이제 빨래와 급식 봉사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만이 팽목항에서 피해자 가족들을 지키게 된다.
진도 자율방범대원의 한사람으로 지난 4월부터 자원봉사를 해온 박금심(48) 씨는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피해가족들과의 만남을 이어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녀는 "옷에 노란 리본을 다는 것은 물론 자동차 열쇠에도, 심지어 점퍼의 지퍼 손잡이에도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닌다"며 "세월호 아이들과 같은 고 2 딸을 가진 부모로 어떻게 이들을 모른 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6개월에 걸친 수색에도 불구하고 바다 가장 깊이 가라앉은 세월호 왼쪽 뱃머리 3곳은 아직도 손길을 뻗어 보지 못했다.
특별법 제정은 수사권·기소권 문제로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가운데도 피해가족들이 상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진도 체육관을 비워달라는 압박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한 피해가족은 "참사 6개월을 기점으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자원봉사가 딱 끊기는 것도, 체육관을 비워달라는 여론이 확산되는 것도 무심히 넘길 일 만은 아닌 것 같다"며 "세월호를 잊게 하기 위한 하나의 계획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지었다.
"우리 애들이 아직도 바다 속에 있는데 국민들이 세월호를 잊어버릴까 무섭고, 서럽다"는 '그들'의 말이 가을 찬바람 이는 팽목항을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