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웃지 못한 사이 넥센은 화끈한 기록 잔치를 펼쳤다. MVP 후보들끼리 앞다퉈 값진 기록을 써내려갔다. 여전히 자력 우승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연이어 터져나오는 기록 덕분에 환하게 웃는 넥센이다.
먼저 박병호가 2003년 이승엽(56홈런)과 심정수(53홈런)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박병호는 1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회초 2사 2루에서 투런 홈런, 8회초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50호 홈런은 김사율, 51호 홈런은 이인복을 상대로 때렸다.
프로야구에서 11년 만에 나온 50홈런 타자다. 2003년 이승엽, 심정수 이후 한국프로야구에는 홈런 수가 급격히 줄었다. 40홈런 이상을 친 타자도 2010년 44개의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유일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50홈런 고지를 넘어서면서 프로야구 통산 네 번째 50홈런 타자로 등극했다. 앞서 이승엽이 두 차례 50홈런 이상을 때렸고, 심정수도 한 차례 5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횸런 2위(38개) 강정호(넥센)와 격차를 12개로 벌리면서 이만수(1983~1985년), 장종훈(1990~1992년), 이승엽(2001~2003년)에 이어 네 번째로 홈런왕 3연패도 찜했다.
마운드에서는 앤디 밴 헤켄이 값진 기록을 달성했다.
밴 헤켄은 6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면서 시즌 20승 고지를 밟았다. 2007년 다니엘 리오스 이후 처음 나온 20승 투수다. 특히 올해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 속에서 기록한 20승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넥센은 또 4회초 강정호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기록도 썼다. 박병호, 강정호의 한 팀 2명 100타점-100득점, 박병호와 서건창, 강정호의 한 팀 3명 100득점 모두 프로야구 최초다. 이미 유격수 부문 타격 기록을 싹 갈아치운 강정호는 유격수 최초로 100타점, 100득점도 기록했다.
서건창도 대기록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섰다.
이미 197안타를 때리며 1994년 이종범의 최다안타 기록(196개)를 넘어선 서건창은 이날도 안타 1개를 추가했다. 198번째 안타를 치면서 200안타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에 딱 안타 2개만 남겼다. 남은 경기도 2경기다.
한편 넥센은 12-4로 승리했고, 삼성은 NC에 1-2로 졌다. 삼성은 77승3무46패, 넥센은 76승2무48패가 됐다. 남은 2경기에서 삼성이 1경기라도 이기거나, 넥센이 1경기라도 지면 삼성이 정규리그 정상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