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中, 이하 후략)
시인 김수영(1921~1968)의 시를 소재로 한 연극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가 11월 4~30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른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의 2014시즌 프로그램 마지막 작품이다. 연극의 제목은 김수영이 1965년에 쓴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의 첫 소절에서 따왔다.
연극은 현대 시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시인 김수영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그가 남긴 시와 산문은 물론 그의 주변인들에 대한 인터뷰를 토대로 구성했다. 연극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형식이 독특하다.
자유와 저항의 시인으로 불린 김수영은 격랑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으면서 현대문명과 현실을 비판하는 시와 산문을 다수 남겼다. 대표작으로는 '구름의 파수병'(1956), '풀'(1968), '시여, 침을 뱉어라'(1968) 등이 있다.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로 2013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과 희곡상을 받은 김재엽이 극작과 연출을 맡았고, 배우 강신일, 정원조, 오대석 등이 출연한다.
관람료: 전석 2만5천원, 학생 1만8천원, 문의: 02-758-2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