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부터 이어진 순례자의 흔적을 따라 길을 걷다보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달하게 된다. 이 도시의 구시가로 들어가는 입구 옆에 있는 작은 마트에서 시원한 음료 하나를 사 들고 천천히 걸어 보자.
구시가 곳곳으로 이어진 좁은 골목길은 도시와 잘어울리는 골동품 같고 독특한 디자인의 간판들과 건물 사이로 올려다 보이는 파란 하늘이 어우려져 시간을 거슬러 걸어가는 느낌을 준다. 언제 지어졌을까 궁금증을 자아낼 만큼 검게 그을린 세월의 흔적이 담긴 건물 안의 기념품점에는 이 곳으로 찾아드는 순례자를 상징하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즐비하다.
또한 풀잎처럼 생긴 팔과 머리를 가진 십자가의 가운데에 검은빛의 행운석이 박혀있는 산티아고 특유의 십자가 목걸이가 눈에 띈다. 이곳의 기념품들은 가격도 비싸지 않고 성스러운 땅에서 가지고 온 물건이라는 특별한 의미까지 부여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좋다.
카테드랄 앞 광장에선 신발이 주렁주렁 매달린 배낭을 내려놓고 함께 길을 걸으며 친해진 동료들과 삼삼오오 모여 스페인 최고의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웅장한 카테드랄의 모습을 바라보며 쉬고 있는 순례자들의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신성한 분위기가 풍기는 기독교 3대 성지중의 하나인 이곳의 카테드랄 안으로 들어서서 중앙 제단 위의 야고보 상을 바라보며 빛 바랜 갈색 의자에 앉아 소원을 빌면 왠지 이루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는 역사적인 건물에 자리잡은 이 파라도르에서부터, 오랜 도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채 구시가 안의 분위기 있는 건물에 자리잡은 전통적인 호텔, 모던한 분위기에 현대식 시설을 갖춘 디자인호텔 등의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다.
남서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구시가를 벗어나면 초록으로 뒤덮인 넓찍한 공원이 보이는데 이곳이 알라메다 공원이다. 공원에서 언덕으로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역시 피곤한 순례자들이 큰 나무의 그늘아래 벤치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들어오고 구시가 안쪽에 위치한 카테드랄의 모습이 근사하게 펼쳐진다.
풍광이 좋은 곳에 위치한 벤치 하나에 자리를 잡고 천년이 넘게 이어지는 순례자들의 숭고한 기운을 받으며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신비하고 즐거운 휴식을 취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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