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교수가 자신의 저서를 통해 한 말이다.
언뜻 언론의 힘만을 얘기하는 듯 하지만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비판하고 있는 말이다.
다른 의미를 차치하고서라도 언론은 힘은 분명 대단하다.
그만큼 언론을 이끌어가는 기자들은 이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다.
요즘은 기자들의 수난시대이자 융성시대이다.
급변하는 언론환경 속에 종이신문의 침체와 함께 기자도 구조조정의 대상의 되고 있고, 또한 세월호 참사에서 보듯 '기레기(기자 쓰레기)'라는 말로 조롱받기도 한다.
인터넷과 SNS의 급속한 확산으로 기자가 쓰는 글의 영향력은 곧바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물론 인터넷과 SNS의 발달이 기자들에게 기사를 쓰기 쉽게 만들어 "날로 먹는다"는 핀잔을 듣게 하기도 한다.
또 인터넷 매체의 등장은 기존 종이신문과 방송을 제외한 많은 수의 언론을 만들어내고 있고,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기자 수도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양적 팽창은 일부에서 부작용을 빚기도 한다. 그 때문인지 지금 우리 사회는 정확한 글을 쓰는 기자, 딸깍발이 기개를 가진 기자, 비리와 불의를 파헤치는 용기 있는 기자를 갈망하고 있다.
'니가 기자냐'라는 다소 도발적인 책 제목은 그래서 역설이며, 부정이 아니라 긍정의 화법이다.
선승의 "이 뭐꼬?" 화두처럼 기자가 누구이며 어떻게 취재하며,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내면의 물음이다.
'니가 기자냐-안에서 본 기자, 밖에서 본 언론'은 1인칭 시점으로 저자 자신의 깊은 반성과 더불어 객관적 관찰자 시점으로 언론계 바깥에서 본 바람직한 언론에 대한 바람이 담겨 있다.
저자는 기자 26년, 대학 홍보실장 8년, 60을 넘긴 나이에 다시 기자생활을 시작한 영원한 '사회부 기자'다.
책은 철저히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엮었다.
기자라면 가장 많은 추억이 있는 수습기자와 사건기자 시절의 경험들을 중심으로 하여 취재기로, 술 이야기로, 동료 선후배들과의 추억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취재기는 특종과 낙종을 오가면서, 마감시간에 쫓겨 피를 말리면서 살아가는 기자들의 애환과 보람을 생생하게 그렸다.
기자들의 음주 행태와 실수들을 엮은 글들은 언론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기자들의 일상과 애환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왜 기자들이 술을 마시고, 또 어떤 실수를 하는지를 요지경 행태로 소개해 기자세계의 이면을 읽는 재미를 쏠쏠하게 더한다.
특히 기사 심의로 본 글쓰기 요지경, 편집국 영구보존철들로 본 백태 등은 이제 막 기자생활을 시작했거나 기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글쓰기의 '산 공부'가 되는 일거양득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저자는 "자식 같은 후배기자들을 보면서, 26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쳤다"며 "언론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조언도 하고, 충고도 하다 보니 일천한 경험이지만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고, 언론계 후배들과 언론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께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말한다.
'니가 기자냐-안에서 본 기자, 밖에서 본 언론'을 통해 막연하게 알고 있던 기자들의 세상에 대해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