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 나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아주반' 의원들은 감사일정 첫날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한 연극 <금면왕조>를 관람했다. 여기에는 국정감사에 나선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새정치연합 김성곤 심재권 이해찬 김현 의원, 대사관 직원이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반은 또, 중국 베이징 소재 현대자동차 베이징 공장 시찰일정도 소화했다.
감사에 참석중인 A의원은 14일 "아주감사반의 13일 일정이 2개였는데 연극관람과 자동차공장 시찰이었다. 의원들이 중국문화를 시찰하자고 해서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연극을 관람했다"며 "문제될 것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연극 관람 도중 언론인들과 마주치자 말썽이 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급히 현장에서 몸을 피하는 헤프닝도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현대자동차 현지법인을 둘러보는 것도 국정감사의 연장선상으로 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의원들의 국정감사 일정이 잡히면 현대 입장에서는 이것 저것 준비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어서 '민폐'라는 지적도 있다.
외통위 아주반은 중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네팔 등 4개국 대사관과 총영사관 등에 대한 감사를 위해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으며,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 국정감사는 13~14일 이틀 일정으로 짜여졌다. 하지만 연극관람과 공장시찰을 하느라 첫 날을 허송해 주중 한국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 시간은 그만큼 짧아지게 됐다.
한중 간에는 '탈북자 문제' '한중관계 발전' '마약사범 사형' '한중 FTA와 관련된 중국의 동향' '북한 핵문제' '한중무역' '중국진출기업들의 현지 애로사항' 등 현안이 한 두 가지가 아니어서 국감일정은 이틀로도 부족할 판이다.
베이징 뿐아니라 베트남 하노이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네팔 카트만두 등 모든 일정이 2일 체류로 짜여져 외유나 관광을 염두에 두고 일정을 늘렸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중국이나 베트남의 경우 양국관계를 고려할 때 현안이 많지만 노느라 허비한 측면이 있고 반면에 말레이시아나 네팔 처럼 현안이 많지 않은 국가는 굳이 국정감사에 이틀을 잡아 일정늘리기란 빈축을 사고 있다.
미주반의 경우 워싱턴 소재 주미대사관과 주캐나다대사관, 주유엔대표부, 뉴욕총영사관, 주브라질대사관, 상파울루 영사관, 주콜롬비아대사관, 시카고총영사관 등 8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12일 동안 실시한다고 외통위원장실 관계자는 밝혔다. 그나마 아주반보다는 일정이 촘촘하지만 미국의 경우 기관마다 따로 국감을 실시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감사 NGO모니터단 홍금애 집행위원장은 13일 CBS노컷뉴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마다 국내에서는 해외출국전 2일 귀국해서 2일 등 4일 국감이 전부이고 3개반으로 나눠 전부 외국으로 나가고 있다"며 "국감실태를 조사해보니 보고서나 시정조치사항의 내용이 너무 부실하고 도대체 이 말을 하러 왜가는 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비행기타고)22시간 이나 가서 2시간, 일본은 1시간 국감하고 이러는데 돈은 제일 많이 쓰고 결과는 제일 형편없는 국감을 하느라고 한 번에 6억원의 예산을 쓰는 것이 옳은가, 그건 잘못됐다"면서 "사람을 부르든지 화상으로 하든지 필요없는 나라는 몇년에 한번씩 하든지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의원들이)자기 비용 들여서 가라고 하면 누가가겠나? 나랏돈으로 쓰는 건 잘못됐다 이번 국정감사도 이런 점에서 예년 국감과 구조가 똑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