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도 검찰이 실시간 검열 논란으로 사이버 망명이 발생하고 국민적인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고 질타했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실시간 검열은 가능하지 않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날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는 초반부터 대검찰청의 사이버 수사 관련 내부 자료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9월 18일 대검찰청의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사범 엄단 범정부 유관기관 대책회의' 자료를 입수, 공개하면서 검찰이 포털사와 핫라인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포털사에 곧바로 삭제를 요청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서 의원은 회의 자료에 박근혜 대통령의 9월 16일 국무회의 발언이 직접 인용된 점을 상기하며 "검찰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발빠르게 움직여서 대통령의 '호위무사', 대통령의 검찰로 전락한거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어 "업체 관계자들에게 그날 오전에 일방적으로 회의를 소집했고, 회의 자료나 보도 자료 내용도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면서 "단순한 사이버 명예훼손 처벌이 아니라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을 사전에 감시하겠다는 내용이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카카오톡 감청과 서버 압수수색이 무분별하게 발생해 제3자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카톡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경찰, 검찰을 대화상대로 추가하지 않았는데 자동으로 들어와서 본다는 뜻이다. 이게 된다면 어느 국민도 납득할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엄청 심각한 범죄자이니 카톡이 털리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세월호 때 침묵시위를 제안한 대학생의 카톡이 털리고, 정부 비판한 시위자의 카톡이 털리고 있다"며 "검찰은 법원 핑계를 대고, 법원은 검찰 핑계를 대고 있다"고 질타했다.
즉, 카카오톡 서버 압수수색 영장과, 실시간으로 일정 기간의 대화 내용을 저장해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감청 영장이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 장관은 "감청은 살인, 강도, 인신매매, 국가보안법 위반 등 특정범죄에 대해서만 할 수 있다"면서 "압수수색 영장도 제한된 범위에서 청구해 가급적 인권 침해가 없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애매한 답변이 이어지자 오후에는 여당 의원들도 사이버 논란을 일으킨 검찰의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갑자기 사이버망명현상이 일어나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왜 이렇게 시민들이 갑작스러운 반응을 보이겠느냐. 뭔가 잘못돼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대책회의에서 사이버 명예훼손 사건을 상시 모니터링하겠다 이런 표현들이 시민들한테 대단히 큰 불안감을 준게 아니겠냐"면서 "검찰이 뭐가 잘못됐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이 과거보다 많이 달라졌다"며 "검찰에서 범죄 수사를 위해 영장 신청도 필요한 최소 범위에 국한시키고 제3자의 범위에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검찰의 각성을 촉구했다.
같은 당 박민식 의원은 "카톡이 하루에도 수십억건인데 솔직히 실시간 검열을 할 수 있겠느냐. 택도 없는 이야기다"며 "보도자료에 괜히 실시간 모니터링한다는 용어를 써서 논란을 키웠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야당 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실시간 감찰이나 감청의 오해가 생긴 부분에 관해서는 잘못된 것으로 사과의 말을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황 장관은 "실무적으로 사이버 검열은 하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 드린다"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사이버 감찰은 물론 사찰은 없도록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