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리그의 평균 득점이 곧 팬들이 느끼는 만족도다. 김영기 KBL 총재의 생각이다. 다수의 룰 개정, 2015-2016시즌부터 시행되는 외국인선수 2명 동시 출전도 이같은 생각에서 비롯된 행정이다.
10일 오후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규정 설명회가 열렸다. 행사에 앞서 김영기 총재가 교육장을 방문해 규정 개정과 외국인선수 제도 변경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김영기 총재는 "프로 첫 시즌 평균 득점이 95.5점이었다. 4시즌동안 90점대가 넘었다. 이 때 외국인선수가 2명이 뛰었다. 한 명은 단신, 다른 한 명은 장신이었다. 이후 외국인선수 제도가 바뀌었고 득점이 떨어졌다. 지난 시즌은 평균 73.4점이었다. 그렇다면 만족도가 73.4%라는 얘기다. (첫 시즌에 비해) 무려 23점이나 떨어졌다.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속공을 끊는 행위를 강력히 제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제농구연맹(FIBA) 룰의 도입과 외국인선수 제도의 변경은 70점대로 떨어진 프로농구의 평균 득점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김영기 총재는 차기 시즌 평균 득점의 목표치로 85점을 내세웠다.
김영기 총재는 "과거에는 양팀이 100점대를 올리는 경기가 자주 나왔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는 50점대 경기가 나왔다. 점점 줄고 있다. 우리 농구계에서는 백분률로 볼 때 50%의 만족도 밖에 주지 못하는 현상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제조 회사는 아니지만 목표를 가졌다. 73점을 12점 올려서 85점으로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팬들의 만족도를 12% 올리자는 것이다. 빠른 농구, 관중에게 사랑받는 농구로 돌아가자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2015-2016시즌부터는 2,4쿼터에 한해 외국인선수 2명 출전이 가능하다. 단신 선수에 대한 신장 제한이 생겨서 한 명은 193cm보다 작은 선수가 뛸 예정이다.
김영기 총재는 "키 큰 장신선수들이 뛰었을 때 70점대였고 단신 선수와 장신 선수가 함께 뛰었을 때 90점대가 넘었다. 농구를 다시 재밌게 하기 위해서는 장신자만 둘을 데려와서는 재미가 없다. 옛날에 날아다니던 선수가 많았다. 우리 선수들도 단신 선수들과 맞붙어 아주 재미있는 농구를 했다"고 말했다.
김영기 총재는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은 장신 선수들이 잘한다. 206~207cm 밖에 안되지만 적응력이 높아졌다. 이란의 하다디를 잘 막지 않았나. 외국인선수와 맞붙어 적응력이 좋아진 것이다. 반면, 작은 선수들은 그런 선수들과 싸우는데 적응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영기 총재는 다음 시즌 평균 85점이라는 목표치를 달성하고 계속 평균 득점의 증가 추세가 나타난다면 외국인선수의 동시 출전을 4쿼터로만 제한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족도가 95~96%에 도달하면 굳이 두 사람이 뛸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목표는 평균 득점의 증가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마지막으로 김영기 총재는 외국인선수 제도의 변화가 국내 선수의 설 자리를 좁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보호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농구의 흐름이 있다. 유럽에서는 국적의 벽이 점점 없어지고 있고 일본은 외국인선수 3명이 뛰는 리그가 있다. 필리핀도 최근 외국인선수가 둘이 뛰는데 한 명은 아시아 선수로 채우기로 결정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