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루한은 10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을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의 소는 전속계약의 효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 달라는 것으로, 승소하게 되면 전속 계약이 무효가 된다.
소송의 소가는 5,000만 원이고, 변호는 앞서 크리스와 한경의 사건을 맡았던 법무법인 한결이 담당한다. 정확한 소송의 이유는 밝혀진 것이 없지만 정황을 고려했을 때 크리스 처럼 부당한 계약 사항을 문제 삼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SM은 공식 입장을 통해 "개인의 이득을 우선시한 소송으로 판단돼 법률 전문가들과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한결 측은 "(루한이) 10일 소장을 제출한 것은 맞지만 그 외에는 알려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팬들의 충격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건강 문제로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루한이 갑자기 소송 카드를 꺼내든 것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루한은 엑소 북경 단독 콘서트 일정을 마지막으로 공식 행사 일정에 참석하지 않았다.
태국 콘서트에도 불참하게 되자 SM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두통과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았는데, 휴식이 필요하며 장시간 비행이 무리일 것 같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루한도 자신의 중국 SNS에 똑같은 내용으로 공연에 참석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전했다.
중국에서 활동 중인 크리스도 동일한 소송으로 엑소를 떠났다.
그는 지난 5월 SM을 상대로 전속 계약 무효화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크리스 측은 과도한 스케줄과 부당한 수익 배분 등을 문제 삼았다.
루한과 달리, 팬들은 크리스의 소송을 어느 정도 예견하고 있었다. 팬들 사이에서는 오래 전부터 크리스가 몇 번이나 잠적했다는 이야기가 떠돌았기 때문.
이 같은 잠적설은 그가 한국 연예 기획사 시스템과 엑소 활동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는 추측에 무게를 실었다.
결국 이후 엑소는 크리스 없이 11인으로 모든 활동을 소화해야 했다. 특히 첫 단독 콘서트를 일주일 남겨 둔 시점이라 멤버들의 어려움이 컸다.
엑소-K(EXO-K) 리더 수호는 콘서트 기자회견에서 "당황스러운 마음이 제일 컸다. 멤버들 모두 심적, 육체적으로 힘들어했다"고 회고했다.
멤버 첸은 "상처를 받고 실망도 했다. 앞으로 이런 일 없이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 크리스는 중국에서 배우로 독자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가요계 관계자들은 빈번하게 일어나는 중국 멤버들의 소송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들은 성향의 차이, 중국 현지 기획사의 유혹 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기존에 몸 담고 있는 소속사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현지 소속사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국 멤버들과 중국 멤버들의 성향이 다르다. 중국 멤버들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수익 배분 등이 문제가 되면 탈퇴까지 일이 커진다"고 판단했다.
이어 "엑소로 중국에서 활동하면 현지에서 얼마를 벌든 기획사와 나눠야 한다. 그런데 현지 기획사들이 (더 좋은 조건으로) 유혹하는 경우가 많다. 크리스나 한경도 현지 회사가 다 얽혀있었다"고 말했다.
부당 계약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표준계약서가 존재하기 때문에 부당 계약의 여지는 거의 없다. SM의 경우 상장 회사이기 때문에 정산 부분이 문제가 되면 세무 감사에서 전부 걸린다. 크리스의 경우도 활동 지원 부분을 강하게 문제 삼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