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9일 잠실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와 홈 경기에서 7-6, 연장 10회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0-6으로 뒤지던 경기를 8회 동점으로 만든 뒤 기어이 연장에서 끝내버렸다.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며 팬들의 눈물까지 자아냈다. 지난 4월 9일 이후 꼭 6개월 만의 승률 5할 복귀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LG는 이날 경기가 없던 5위 SK와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남은 4경기에서 3승을 거두면 LG는 SK가 5경기 전승을 해도 4위를 확정한다. 사실상 포스트시즌이 결정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잖다. SK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지만 전승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근 4연승에서 3번이나 끝내기를 만들어낸 신바람이 무섭다. LG는 지난 5일 넥센전에서 4-4로 맞선 9회말 오지환의 안타로, 6일 NC전에서는 0-0으로 맞선 9회말 이진영의 적시타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7일 삼성전 승리도 3-5로 뒤진 8회말 대거 6득점한 역전승으로 끝내기 못지 않은 분위기 상승 효과가 났다.
▲2002년 데자뷰? LG 올라오면 긴장감 고조
이 분위기가 가을야구까지 이어진다면 막기 어렵다. 한번 상승세를 타면 걷잡을 수 없는 게 LG 신바람 야구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1~3위 팀들을 상대로 끝내기와 이에 버금가는 역전 드라마를 썼던 만큼 상위 팀들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LG는 지난 2002년 정규리그 4위로 한국시리즈(KS)까지 진출한 역사가 있다. 전력적 열세를 극복하고 넥센의 전신 현대와 KIA를 연파했다. 비록 준우승했으나 KS에서도 당시 최강 삼성을 몰아붙이는 저력을 보였다.
당시 사령탑이 '야신'(野神) 김성근 전 고양 원더스 감독이었다. 현재 지휘봉은 당시 김 감독이 후계자로 점찍었던 양상문 감독이다. 이래저래 비슷한 점이 많다.
더욱이 지난해 LG는 가을야구의 쓴맛을 본 경험이 있다. 2위로 정규리그를 마쳤으나 두산에 져 KS 진출이 무산됐다. 2002년 마지막 포스트시즌 이후 경험이 일천했다. 그러나 지난해의 아픔이 있는 만큼 올해는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LG는 올해 상위권 팀들과 비교적 선전했다. 1위가 유력한 삼성과 7승8패, '엘넥라시코'의 라이벌 넥센에 7승9패, 신흥 강호 NC에 8승8패 호각지세를 이뤘다. 만약 LG가 4위로 올라온다면 이들 팀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시즌 막판 강렬한 끝내기와 역전승의 기억이 LG의 자신감으로 연결될 수 있다. 과연 LG의 끝간 데 모를 끝내기 신바람이 가을 태풍으로 규모를 키워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