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그러나 "통화 정책만으로는 경제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며 금리 인하의 부정적 측면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 총재는 통화 정책과 구조 개혁의 우선 순위를 묻는 질문에 "통화 정책은 인플레이션 억제에서는 빠른 효과를 나타내지만 경기 부진 때는 효과가 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특히 "금리 인하가 좋은 효과만 있다면 왜 금리를 안내리겠느냐"며 "금리 조정에 따른 득실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내려가면 기업과 소비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가뜩이나 많은 가계 부채를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 부채의 경우 소득 증가율을 웃돌고 있어 잘 관리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국제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국내 금리가 내려간다면 내외 금리차가 줄면서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염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결정하는데 어느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며 "경기와 가계부채, 자본 이탈 가능성 등을 놓고 어느쪽이 우선인지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금리 정책의 원칙을 언급하면서도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 분위기와 이로 인한 한은의 독립성 훼손 논란 등을 의식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지난 7일 국정 감사에서도 금리 인하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효과는 미약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었다.
한편, 이 총재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 중반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분기 3.9%에서 2분기 3.5%로 떨어졌고 4분기 상황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IMF가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3.7%)에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뉴욕 특파원들과 만나 올해 성장률이 "3% 아주 후반대"가 될 것이라며 낙관적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