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원전 주민투표 시작 "진짜 여론" vs "원천무효"


<원전 찬성측>
-원전은 국가사무, 주민투표는 불법
-서명부 조작? 문맹 노인 대리서명 탓
-공무원 동원 의혹도..투표결과 무효

<원전 반대측>
-국가사무 아닌 지방사무, 투표 합법
-찬성 96.9%라니.. 서명부 조작 분명
-투표결과 인정안하면 국회 청원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연우 (삼척 원자력산업추진협의회 상임대표), 김승호 (삼척 원전백지화범시민연대 상임대표)

원자력발전소를 어디에 건설할 것인가. 참 쉽지 않은 문제죠.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로는 더 어려워진 숙제입니다. 지금 강원도 삼척이 그렇습니다. 2010년 12월, 삼척시는 원전 유치를 신청했고 선정이 됐는데요.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원전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시장이 새로 당선되면서 주민들 사이에 원전 유치를 두고 찬반 갈등이 뜨거워진 겁니다.

그리고 오늘 원전 유치 철회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치러지는데요. 선거관리위원회가 이건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라고 제동을 걸면서 오늘 주민투표는 민간이 주도해서 치러집니다. 즉 철회 찬성이 나오든 반대가 나오든 갈등은 불가피한 상황이란 이야기죠. 주민투표가 한창 시작된 강원도 삼척 현장,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먼저 원전 건설에 찬성하는 측입니다. 삼척시 원자력산업추진협의회 이연우 상임대표부터 만나보죠. 이 대표님, 안녕하세요?

◆ 이연우>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미 주민투표가 시작된 거죠?

◆ 이연우>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대표님은 가서 투표를 하셨어요?

◆ 이연우> 저희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참여하지 않으시는 이유는 뭔가요?

◆ 이연우> 반대하는 분들이 일방적이고 불법적으로 추진하는 일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이렇게 결정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불법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이번 주민투표는 무효다?

◆ 이연우> 그렇습니다.

◇ 김현정> 왜 이번 주민투표 자체를 인정하실 수가 없는 걸까요?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 이연우> 국가사무는 주민투표의 대상이 되지 않고요. 물론 원전도 지방사무일 때가 있었습니다. 삼척시 의회가 동의안을 가결하기 이전에는 지방사무였습니다. 그럴 때 주민투표를 해서 유치 신청을 할 거냐, 안 할 거냐를 시민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척시의회가 본인들이 먼저 국가사무로 만든 겁니다. 동의안을 먼저 가결했기 때문에 이 원전은 국가사무로 됐습니다.

◇ 김현정> 시에서 이 유치신청서를 내기 전까지는 지방자치의 영역이었지만, 시에서 도장을 찍어서 정부에 보냈고 국가에서 그래, 그럼 거기에다 하자고 선정이 된 이후부터 이미 국가사무로 넘어갔기 때문에 지자체 주민들이 어찌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는 말씀이세요?

◆ 이연우>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전임 시장이 유치를 신청할 때 주민들한테 원전 유치 찬성서명부란 걸 돌려서요. ‘자 보십시오. 이렇게 많이들 동의합니다.’ 이걸 증거로 해서 국회, 청와대 이런 곳에 내지 않았습니까? 주민들 동의서를요.

◆ 이연우> 여기엔 상당한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에 유치 신청을 할 때는 2010년 12월 16일이었고요. 저희들이 민간 주도로 받은 서명부는 2011년 2월 말이었습니다. 그러면 신청이 다 끝난 이후에 주민들의 의견을 한번 파악한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건 정부가 신규 부지로 선정하는 데 어디에도 영향을 주지 않은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그때 그 서명부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찬성률이 96. 9% 짜리 서명부. 그것이 조작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대표님은 조작 여부를 떠나서 그 서명부 자체가 부지 선정에 영향에 미치지 않았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 이연우> 지금 조작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당시 이장이나 반장들이 조작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분들 3분의 2 정도가 지금도 현직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지금 또 주민투표를 주도하고 있고요. 조작됐다는 이야기는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제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그 서명부를 입수해서 언론에 공개했는데요. 내용을 보니까 누가 봐도 똑같은 필체의 서명이 주르륵 적혀 있는 페이지가 상당히 여러 장 나왔던데요?

◆ 이연우> 그 부분은 수많은 사람들이 받다 보니까 그 와중에서 어떤 사람들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어요. 단, 저희들이 삼척 캠퍼스의 전산 전문 학생들 11명을 채용해서 약 15시간의 전산작업을 했기 때문에 조작이나 이런 건 있을 수 없고요.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글씨를 모르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확인된 바는 없지만 본인의 동의를 거친 대리서명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 문맹률이 낮은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글씨를 몰라서 자기 이름을 못 썼다, 이건 조금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요.

◆ 이연우> 시골에는 노인 인구가 50%를 넘는 지역도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80대, 90대 노인들은 동네 이장이나 단장이 찾아가서 설명하면 ‘나는 글씨를 못 쓰니까 당신이 좀 써주시오.’ 이렇게 의사전달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대리서명으로 받은 분들은 8,90대의 시골 노인들, 문맹인 분들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예요.

◆ 이연우> 네.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따라서 이 유치 찬성 서명부의 서명들은 유효하다는 입장. 지금의 이런 절차들이 다 유효하기 때문에 지금의 유치 선정 과정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신 건데요.알겠습니다. 오늘 주민투표에서 만약 원전 유치를 철회하라는 요구가 더 높게 나오면, 아마 이걸 가지고 시에서는 정부에 철회를 강하게 요청할 것 같은데요. 찬성하는 주민 측에서는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이세요?

◆ 이연우> 원천적인 무효라고 사전에 말씀을 드렸고요. 26일까지 투표인 명부를 만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26일까지 완료를 해보니까 유권자의 20%가 약간 넘었어요.

◇ 김현정> 주민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사람이요? 너무 적어서?

◆ 이연우> 그때부터 공무원들이 동원됐습니다. 공무원들이 동원돼서 시장을 비롯해서 전 공무원이 지역 할당을 받고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약 한 사십 몇 퍼센트를 올렸거든요. 안 되니까 공무원들을 총동원해서 여기까지 만든 겁니다.

◇ 김현정> 공무원 동원 의혹을 제기하시는 거군요.

◆ 이연우> 이렇게 관권이 동원된 투표는 말도 안 되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새로운 시장이 공무원을 동원해서 주민투표율을 올린 것이기 때문에, 이 주민투표 결과는 주민의 뜻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말씀이세요.

◆ 이연우>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연우> 감사합니다.

◇ 김현정> 원전을 꼭 유치해야 한다는 측이세요, 삼척시 원자력산업추진위원회 이연우 상임대표 먼저 만났습니다. 다음은 반대하는 쪽의 얘기 들어보죠. 삼척 원전백지화범시민연대의 김승호 상임대표입니다. 김 대표님 나와 계십니까?



◆ 김승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제 사전투표가 있었고, 오늘 본 투표가 진행 중인데 지금 투표들 많이 하러 오세요?

◆ 김승호> 지금 벌써 시작이 됐습니다.

◇ 김현정> 6시에 시작이 됐죠.

◆ 김승호> 여러 분들이 투표를 하러 오셨습니다, 새벽에.

◇ 김현정> 어제의 사전 투표율은 얼마나 됩니까?

◆ 김승호> 사전 투표 저희 예상은 한 5% 했는데, 한 10% 이상 됐습니다. 유권자 전체의 한 10% 이상이 투표를 어제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정부나 원전유치를 찬성하는 주민 측에서는 이 주민투표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을 합니다. 왜냐하면 원전을 짓고 말고 하는 것은 이제 지방사무가 아니라 국가사무다,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건데요?

◆ 김승호> 그분들은 원전유치를 할 때는 지방사무라고 했습니다, 분명히 국가에서. 그래서 원전유치 신청을 했고요. 그렇다라고 한다면 저희들은 원천유치를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원전유치 신청이 잘못됐다, 절차상에 하자가 있다, 그래서 원전유치 신청을 할 거냐 말 거냐 하는 찬성반대를 하는 것입니다. 원전을 할 거냐 말 거냐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원전유치 신청철회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저쪽에서는 어떻게 얘기하냐면, 원전건설이냐 아니냐 문제로 넘어가면 이게 국가사무라서 지방자치단체의 주민투표 대상이 안되니까 말을 바꿔서 지금 이렇게 하는 거다, 하던데요?

◆ 김승호> 그렇죠. 그 사람들이 자꾸 그걸 법적으로 자기네 유리한 쪽으로 해석을 해서 얘기를 하는데요, 경주의 방패장은 주민투표를 꼭 했습니다, 필수적으로. 그런데 이 방패장보다 더 위험하고 아주 중대한 건설, 지역주민들의 관심사인 원전 건설을 주민투표를 안 한다고 하는 것은 논리적 근거가 약하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다시 정리를 해 보자면 전임 시장이 졸속으로 주민들 의견 제대로 안 묻고 추진한 이 원천유치신청을 지금 주민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따라서 이것을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이신 거네요?

◆ 김승호> 네.

◇ 김현정> 그런데 또 앞서 어떤 이야기를 하시냐면, 원전에 반대하는 지금 신임 시장이 이번 주민투표에 공무원들을 동원한 의혹이 있다, 왜냐하면 사전에 투표하겠다 라고 신청한 사람들의 신청률이 굉장히 떨어졌는데 공무원들이 갑자기 어느 순간에 우르르 신청을 해서 신청률이 40%를 넘었다고 하던데요?

◆ 김승호> 공무원도 삼척시민이거든요. 그분들도 원전에 대해서 찬반 자기 의사를 표시할 수는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번에 주민투표는 저희들이 공정하게 관리해 달라고 선거관리위원회에도 의뢰를 했습니다. 그런데 정부에서 관리를 의뢰하기도 전에 미리 안 된다고 언론에 흘리고, 정부에서 엄청나게 원전을 밀어붙이려고 하거든요. 그리고 이번에 저희들이 하고 있는 주민투표는 저희들 자체적으로 하는 것인데, 선거법하고 아무 관계가 없는 것입니다. 공정하게 관리를 해달라고 해도 안 해 줘서 할 수 없이 우리가 하고 있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신임시장께서 공무원들한테 하라고 독려를 한다든지, 압박을 넣는다든지 그건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김승호> 저는 그런 쪽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는데, 세월이 어느 세월인데 그걸 독려한다고 불법적인 것을 할 수 있겠습니까.

◇ 김현정> 했는지 안 했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설사 독려했다고 하더라도 이건 민간이 주도하는 주민투표인데 큰 문제가 될 건 없다 라는 입장?

◆ 김승호> 저는 절대 동원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자발적으로 다 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서명부 하나가 문제가 되고 있더라고요. 원전유치를 신청할 과거 그 당시에 주민들의 찬성 서명부입니다 라고 정부에다가 제출했던 것. 이것이 영향력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떠나서 어쨌든 주민 동의를 모으는 과정 중의 증거로서 이 서명부가 쓰인 건데 조작이냐, 아니냐 논란이 있더군요. 조작이라고 보시는 거예요?

◆ 김승호> 저는 조작이고 엉터리 서명부 라고 봅니다.

◇ 김현정> 왜 그렇게 보시죠?

◆ 김승호> 찬성이 96.9%거든요. 찬성이 96.9%가 나올 수가 없어요. 그 다음에 거기에 투표한 사람들이 다 했다고 하는데 서명이 가짜 서명, 엉터리 서명이라는 것이 어제 한 방송사에 보도가 됐습니다.

◇ 김현정> 정의당의 김제남 의원이 입수한 그 서명 말씀하시는 거죠?

◆ 김승호> 국회에 제출한 원본이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그걸 필적감정해도 나오고요, 저희들이 봐서도 한 사람이 몇 번씩 했다는 것이 벌써 어제 방송에 보도가 됐고. 이게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일입니다. 이게 어떻게 거짓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 김현정> 그런데 앞서서 제가 그 질문을 드렸더니 찬성하는 주민 측에서는 어떻게 말씀하시냐면, 지금 시골에 가면 글씨를 모르는 8,90대 노인들이 굉장히 많이 계시다, 그분들의 의사를 대신해서 그분들 이름 적고, 주소 적고, 서명한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던데요? 정말로 그분들이 자기 이름도 못 적는 문맹이신지는 조사해봐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 김승호> 그렇지 않죠. 그건 조사를 해 보면 금방 나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쨌든 오늘 주민투표, 정부는 무효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 투표결과와 상관없이 계속 원전을 추진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 김승호> 저희들은 주민투표 결과가 오늘 오후 한 10시쯤에 나오면, 그 결과를 가지고 산자부에 저희들이 무슨 원전 반대가 아니고 이 원천유치 신청이 잘못됐다, 다시 해라 하고요. 또 삼척원전을 1998년에 정부에서 철회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만약에 만약에 이것을 듣지 않는다고 한다면 여야 국회의원을 통해서 청원을 또 할 것이고, 또 우리나라의 모든 탄핵이나 환경시민단체를 동원해 협조를 얻고요. 그린피스라든가 여러 핵 반대단체들도 우리가 협조를 얻을 겁니다. 그래서 정부에다 강력하게 요청을 할 겁니다.

◇ 김현정> 제2의 밀양, 제2의 강정마을이 되서는 안 될 텐데, 그전에 대화로 해결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승호> 저희들도 대화를 하고 협의를 해서 정부에서 유치신청만 철회한다면, 저희들은 다른 일을 크게 벌리고, 이렇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오늘 밤 10시에 주민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저희도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승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삼척원전백지화범시민연대의 김승호 상임대표까지 순서대로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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