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시행 후 판매점 매출 90% 급감"

통신비 낮추면 자연스레 보조금 내려갈 것


-보조금 다시 늘릴거라는 기대감에 소비 급감
-대리점도 실적없으면 마케팅비 올릴 거라 생각
-보조금 상승? 12만원 요금제 써야 혜택받아
-단통법, 낮은 요금제 쓰는 사람이 피해보는 구조
-단통법, 대리점에게 장기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0월 8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기훈 (지은텔레콤 사장)



◇ 정관용> 이른바 단통법 시행된 지 일주일만인 어제,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이동통신사들은 지원금을 올려라, 제조업체들은 출고가를 좀 낮춰라’ 이렇게 압박을 했고요. 오늘 이통사들이 일제히 보조금을 조금 확대했지만 워낙 인상폭이 작아서 별 효과가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시장의 반응을 들어보기 위해서 직접 휴대전화 판매업을 하시는 상인 한 분을 연결합니다. 지은텔레콤의 이기훈이 사장이시네요. 이 사장, 나와 계시죠?

◆ 이기훈>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단통법 시행하고 8일인 오늘까지 8일째죠?

◆ 이기훈> 네.

◇ 정관용> 8일 전하고 8일 동안하고 어느 정도 판매 차이가 납니까?

◆ 이기훈> 저 같은 경우에는 매출이 한 10% 정도밖에 안 나온다고 보시면 돼요, 90%가 줄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 정관용> 아이고, 90%가 줄었어요?

◆ 이기훈> 네.

◇ 정관용> 그러면 거의 장사가 안 되는 거네요?

◆ 이기훈> 거의 뭐 놀고 있습니다.

◇ 정관용> 왜 그렇습니까?

◆ 이기훈> 일단 많이 비싸진 게 사실이고요. 단말기 유통법이라고 하는 게 통과되고 시행되면서 예를 들어서 ‘노트 3’라고 하는 모델을 보조금을 받고 상인들이 할인하고 팔면 30, 40만 원 조금 더 비싸게 팔면 50만 원에 판매를 했는데요, 지금은 뭐 공히 다 70만 원 대에 판매를 해야 되는 상황이니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30, 40만 원이 더 비싸졌습니다. 그리고 정책들이 일관되게 비싸지면 앞으로 쭉 비싸지겠다는 확신을 주면 모르겠는데 소비자들은 그걸 안 믿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안 믿어요?

◆ 이기훈> 곧 있으면 조만간 다시 좋아지겠지 하니까 지금 당장 오는 손님들은 가장 최근에 나온 ‘갤럭시노트 4‘라든지 이런 모델들, 어차피 단통법 이전에 나오지 않았던 모델들을 구매하려고 하시는 최신 제품에 대한 욕구가 있는 분들을 빼고는.

◇ 정관용> 네.

◆ 이기훈> 아니면 단말기가 파손되거나 분실해서 어쩔 수 없이 사셔야 되는 분들 빼고는 거의 기다리고 있는 분이, 좀 더 지켜보자 이런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기다리면 다시 싸질 거다’라고 보는 거예요?

◆ 이기훈> 그런 가능 기대치가 있고요.

◇ 정관용> 네.

◆ 이기훈> 그런데 실제로는 법 자체는 상한선을 30만 원으로 정해놓기는 했지만 실제로 그게 얼마나 잘 지켜질지에 대해서는 사실 저도 확신을 잘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표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개 버릇 남 못 준다’고 가입자에 대한 실적이 없으면 결국은 또다시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마케팅 비용을 쓸 거다라고 보는 추세가 좀 있어서요.

◇ 정관용> 아니, 법으로 못하게 했는데도 그걸 쓸 거다?

◆ 이기훈> 뭐 그러지 않을까 싶은 기대심리들이 조금 있죠. 정책이나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신뢰를 못하는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워낙 그동안 왔다 갔다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 이기훈> 네, 너무 많이 변했으니까... 예전에 보조금 법안 자체가 영업정지를 하고 규제를 했던 것들이 근거 없이 했던 것들이 좀 많고요. 지금 사실 나온 법안도 방통위원장도 스스로 당황했다고 할 정도로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을 못하면서 사실은 법을 시행한 거다 보니까.

◇ 정관용> 참... 네.

◆ 이기훈> 그런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 정관용> 정리하자면 단통법을 만든 게 보조금이 워낙 들쑥날쑥하고 또 시시때때로 바뀌고 이러니까 그거 못하도록 좀 투명한 기준을 만들어보자, 이래서 만든 거 아닙니까?

◆ 이기훈>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투명한 기준을 만들었더니 결과적으로는 값이 올랐다는 거고요.

◆ 이기훈> 전체적으로 다 비싸게 사게 된 셈이 됐죠.

◇ 정관용> 그다음에 계속해서 이 비싼 값이 유지되리라고 하는 믿음도 못 주고 있다, 이거죠?

◆ 이기훈> 그렇죠.

◇ 정관용> 그랬다가 급기야 방송통신위원장이 어제 지원금 올리라고 하니까 오늘 조금씩 올렸다면서요?

◆ 이기훈> 거의 뭐 보이지 않는 수준이죠... 예를 들어서 오늘 포털에 나온 기사를 보니까 어떤 기자분은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고 쓴 건지 모르지만 ‘갤럭시 S5, 보조금 23만 원으로 대폭 상승’ 뭐 이렇게 해 놓았는데요.

◇ 정관용> 13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늘었다, 이런 기사는 봤어요.


◆ 이기훈> 네, 25만 원 그렇게 기사가 나왔는데.

◇ 정관용> 거의 두 배 올린 것 아니에요?

◆ 이기훈> 그런데 보면, 그 최고치가 어떻게 되어 있느냐 하면 12만 7000원짜리 요금제를 썼을 때 25만 원인 거예요.

◇ 정관용> 아, 한 달에 12만 7000원...

◆ 이기훈> 대한민국에서 12만 7000원짜리 요금을 쓸 사람이 과연 몇 %나 될까요? 1%도 안 될 걸요? 그러니까 그거는 늘어난 거라고 볼 수 없고요. 단통법에서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게 요금제에 차등을 두지 않겠다고 했는데.

◇ 정관용> 차등을 두었잖아요.

◆ 이기훈> 예전에는 오히려 요금제를 3개월만 유지하면, 3개월 쓰고 나면 최저 요금을 써도 맨 처음에 받은 보조금이 그대로 유지가 됐는데.

◇ 정관용> 맞아요.

◆ 이기훈> 지금은 오히려 3만 5000원 정도를 써야 되는 사람과 8만 5000원짜리 요금 제도를 쓰는 사람과의 보조금의 갭이 한 20만 원 가까이, 15~20만 원이 나니까. 오히려 적은 요금을 쓰는 분들은 굉장히 많이 손해가 된 느낌이 들게 되겠죠.

◇ 정관용> 그렇죠. 비싼 요금을 써야만 보조금이 늘어나는 구조, 이거 아닙니까?

◆ 이기훈> 그렇죠. 이건 안 좋은 거죠, 소비자의 입장에서 단말기 유통법이 어떻게 보면 가계의 통신비 지출을 줄이겠다라고 하는 정부 차원의 공약도 있었고 통신비 인하를 하는 게 목표다라고 해서 다양한 고민들을 하면서 만들어낸 건데, 결국은 통신비는 더 늘어났고요. 사실은 단통법이라고 만들어서 보조금을 쓰고 마케팅 비용 쓰는 것을 경쟁을 배제할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의 통신비가 비싸면 통신비는 낮추면 돼요. 통신비를 낮추면 제조, 통신사들이 과도하게 보조금을 쓸래야 쓸 수가 없어요, 이익에 적게 나는데...

◇ 정관용> 당연하죠.

◆ 이기훈> A라고 하는 모델을 판매했을 때 요금에 대한 수익이 30만 원밖에 안 되는데 100만 원을 쓸 수는 없거든요. 요금이 낮춰지면 자연스럽게 보조금이 100만 원 가까이 올라가거나 이러지 않을 거고요. 한 30~40만 원 정도의 보조금이 스스로, 시장에서 스스로 결정이 되다 보면 그 보조금을 가지고 그 안에서 경쟁을 할 텐데 지금은 요금을 막 8만 원짜리, 9만 원짜리 자꾸 쓰게끔 만들어놓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2년 동안 쓰면 그게 백 몇 십만 원이니까 당연히 비싸질 수밖에 없죠, 보조금이.

◇ 정관용>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런 주장합니다. 단말기를 사는 것 따로, 가입하는 것 따로 하게끔 해놓아야 단말기 만드는 제조사들도 가격 경쟁에 들어갈 것이고 이동통신사들도 요금인하 경쟁에 들어갈 것 아니냐, 왜 이런 법은 안 될까요?

◆ 이기훈> 그러게요. 사실은 어떻게 보면 유통 자체가 단말기의 유통은 제조사가 하고, 통신 시장은 요금제의 경쟁이라든지 서비스 품질, 통화 품질의 경쟁이라든지 아니면 LTE 인터넷망의 확충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더 신경을 써야 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지금 시장이 좀 많이 왜곡돼 있죠.

◇ 정관용> 그러니까 왜 그게 안 될까요? 혹시 이런 판매업자들한테도 그게 안 좋습니까?

◆ 이기훈> 아... 예상치 못한 질문이기는 한데요. 지금 현재의 구조가 사실은 어떻게 보면 보조금이 들쑥날쑥 나오는 게 솔직하게 말하는 입장에서는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좋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시장에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장사를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좋은 제도를 아닌 것 같아요.

◇ 정관용> 아이고, 참... 그 오랜 이른바 난리법석 끝에 만든 법, 이렇게 문제가 많다. 참 실망이네요. 다시 좀 뜯어고쳐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 이기훈>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지은텔레콤의 이기훈 사장, 현장의 목소리까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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