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러도 꿈틀대는 '개헌'…여야 의원 "지금이 적기"

문희상 "개헌에도 골든타임 있다" 이재오 "행정부가 간섭할 일 아냐"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블랙홀 발언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개헌 논의는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일 CBS의 국회의원 개헌여론조사 직후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논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 표명한 것을 두고 야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8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발언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 가이드라인에 이은 개헌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의회주의를 위협하는 위험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개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개헌은 사실상 물건너 간다"며 "청와대가 의회 민주주의의 블랙홀이 돼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박지원 의원은 "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때는 개헌 공약을 했다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한 대통령의 모습에서 제왕적 대통령이 국가발전의 싱크홀이 되는거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비난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개헌논의는 분출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은 8일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에서 'CBS노컷뉴스의 국회의원 개헌여론조사'를 언급하면서, "대통령도 개헌 필요성을 충분히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이번 정기국회 만큼은 정부가 경제 살리는 환경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회가 계류법안과 예산안을 예정대로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연후에 개헌특위를 구성해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렇게 하는 모습을 보일때 국민들이 성원을 보내고 개헌이 블랙홀이라고 한 대통령의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의식해 자신의 개헌주장을 누그러트리긴 했지만 정기국회 후에는 본격 개헌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성태 의원은 7일 CBS시사자키에 출연해 현행 대통령제를 "대한민국의 권력구조는 200조 원이 넘는 사회적 갈등비용을 우리 사회가 떠안고 지출할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라고 규정, "권력의 집중을 막고 분산시켜 나누도록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의원은 개헌논의 시기와 관련해 "지금은 아무 선거도 없어 개헌 논의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고 제대로 추진될 수 있는 정부와 국회의 역할분담, 그리고 국민적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아주 절호의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부터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가지 않는다면 개헌에 대한 논의가 졸속적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지금부터 개헌논의에 착수해 2016년 총선 이전에 끝내자는 입장을 밝혔다.

개헌 전도사 이재오 의원은 CBS여론조사를 언급하면서 "이제 의원들이 개헌을 찬성한다는 것이 확인이 됐으니까 국회에서 여야가 개헌특위를 정식으로 만들어 공식활동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금년 정기국회 안에 개헌논의를 위한 특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데 대해 "대통령으로서 견해를 얘기하는 것은 누가 거기에 대해서 말을 할 수 없지만, 정부가 아니라 국회가 개헌논의를 하는 것이므로 행정부가 간섭 차원에서 하라든지, 말아라든지 할 수는 없는 사안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개헌발의권이 대통령과 국회에 있고 국회에서 의결이 되어 국민투표에 부쳐지면 국민투표를 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입장을 국민들에게 홍보를 할 수는 있지만, 국회가 개헌을 논의하고 개헌을 하겠다고 하는 그 자체를 정부가 막아설 수는 없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5년 단임제 직선제를 쟁취하면서 민주화의 절차적 민주주의 이뤄졌고 이제는 내용적 민주주의를 이루는 것이 제2 민주화 운동이다"며 "권력을 나누어 소수와 약자도 참여하는 합의적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이 제2의 민주화 운동이고 이걸 대통령이 한다면 대통령의 큰 업적이 되는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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