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싹쓸이·제식구챙기기·낙하산…도로공사는 복마전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의원과 이찬열 의원 (자료사진)
한국도로공사가 전직 도공직원이 근무하는 설계업체에 공사를 몰아주고, 도로공사 출연기관 임직원으로 도로공사 전직 직원과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낙하산으로 내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도로공사 출신 영입해 '설계용역 싹쓸이'

새정치민주연합 이찬열 의원은 8일 도로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도로공사 퇴직직원을 영입한 13개 업체가 도로공사가 발주한 공사감리용역 22건을 수주해 감리용역의 100%수주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지난해 기준, 퇴직직원을 영입한 34개 설계업체가 건설이 진행중인 148개 공사 가운데 125건의 설계용역을(84.5%)수주했다"고 지적했다.

2013년 도로공사 퇴직직원 설계회사 취업실태를 보면, 39개 설계회사에 64명의 도로공사 퇴직직원이 취업했다. ㈜건화와 내경엔지니어링, 동남이엔씨㈜ 등의 설계회사들은 도로공사 직원 출신을 사장과 부사장 등 회사임원으로 영입했고 도로공사 발주 실시설계용역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로공사 퇴직자는 기술력과 고속도로 설계 시공 유지 관리 경력을 보유하고 있어 규모가 큰 업체들의 영입대상 1순위가 되지만 사세가 작은 회사들의 경우 영입 엄두를 내지 못하고 이로인해 도로공사 발주 공사 수주에서도 상당한 불이익을 입고 있어 공정입찰 분위기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 한국도로공사 출자기관에 '낙하산' 수두룩

새정치민주연합 이미경 의원은 8일 "한국도로공사가 출자출연한 기관의 기관장 등 요직의 상당부분을 공기업과 관료출신 낙하산 인사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KESTA(지분 12억원 출자)는 한국도로공사 해외사업단 차장이 사장으로 재직중이며 비상근감사는 도로공사 감사실장이 겸직중이다.


부산울산고속도로㈜ 대표이사는 한국도로공사 전 총무처장, 비상임감사는 국민연금공단 전직 관료, ㈜한국건설관리공사 사장은 새누리당 출신 김원덕 중앙당 부대변인, 상임이사 3명과 감사 1명은 국토부와 산하기관 출신인사들, 행당도개발㈜ 감사는 도로공사 전 교통기계팀장, ㈜KR 사장은 LH 부처장 출신인사, 서울북부고속도로㈜ 사장은 행복 도시계획국장 출신인사 등이 낙하산으로 내려가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영도 엉망이다. KESTA와 부산울산고속도로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였고 ㈜한국건설관리공사는 지난해를 제외하고 내리 3년 적자였으며 서울북부고속도로㈜ 역시 적자다.

이미경 의원은 "낙하산 인사행태로 인해 도덕성 결여와 전문성 부족으로 지속적인 적자가 발생하는 심각한 경영상태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 대동맥 경부고속도 포트홀 투성이…어떻게 관리했길래

이찬열 의원은 고속도로 교통사고의 주요원인으로 꼽히는 포트홀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고속도로 포트홀 발생은 2009년 1만 2,621건, 2010년 1만 6,410건, 2011년 2만 797건, 2012년 2만 3,678건, 2013년 2만 1,239건으로 증가추세다. 포트홀은 아스팔트 포장의 표면이 부분적으로 떨어져 나가 직경 15㎝이상이 항아리 모양으로 패이는 현상이다.

2009~2013년 고속도로 포트홀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1위가 경부선 1만 6,908건, 2위가 88선 1만 4,183건, 3위가 호남선 1만 3,968건 순이다. 이찬열 의원은 "포트홀은 90년대 이전에 개통된 도로가 30%를 차지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사고는 증가할 수 밖에 없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 박수현 "도공 외주영업소 제식구 챙기기 도넘어"

새정치연합 박수현 의원은 8일 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 "한국도로공사의 외주영업소 퇴직자 수의계약이 국회와 감사원 지적에도 여전해 자기식구 챙기기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영업소 외주화 추진계획을 보면, 2014년 입찰 및 계약 예정인 53개소의 영업소 가운데 27개소를 수의계약으로 퇴직자들에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2011년 30개소 중 21개소, 2012년 79개소 중 55개소, 2013년 51개소 중 33개소를 수의계약으로 퇴직자에게 특혜를 줬다"며 "매년 공개입찰 비율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으나 올해도 공개입찰 비율은 39%를 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335개 영업소 중 264개소가 도로공사 퇴직자가 운영중이어서 도로공사 영업소는 사실상 퇴직자들의 밥벌이 수단이 되고 있다.

이런 실태를 감안 감사원이 관련 업무에 대한 감사를 벌여 영업소 외주업무를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로 진행할 것을 지적했고 2011년과 2013년에도 퇴직자와 수의계약하지 않도록 요구했지만 도로공사는 감사원 지적을 무시한채 외주영업소 수의계약을 지속하고 있다.

◈ "제2서해안고속도로 도로공사가 건설해야"

박수현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여러 문제점이 예상되는 민자방식의 제2서해안고속도로 건설을 중단하고 한국도로공사가 직접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민자방식의 문제점으로 ▲ 과도한 통행료 부담 ▲ 비수익노선 시공을 맡는 도로공사 재무구조악화 ▲ 사업지연으로 인한 국가부담 증가 등을 언급하면서 "충남도청과 세종시 이전 등에 따른 새로운 교통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조속한 제2서해안고속도로 시공이 필요하며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재정사업 전환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 고속도로 졸음쉼터에 '화장실이 없다'

도로공사는 현재 154개인 졸음쉼터를 올해 이후 48개 증설할 계획이다. 졸음쉼터는 2013년 조사결과 쉼터 1개당 1일평균 이용자가 107대로 졸음예방효과가 우수하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그러나 휴게시설의 필수인 화장실이 부족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박수현 의원은 졸음쉼터 화장실은 2014년 7월 현재 47개소, 연말 증설 13개를 포함해도 전체 졸음쉼터의 39%인 60개소에 불과한 실정이다.

박수현 의원은 "졸음쉼터만 조성해놓고 이에따른 편의시설은 뒷받침하지 않아 이용객들의 불편이 크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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