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감독(우리은행)이 이끈 대표팀은 2일 중국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에서 70-64 승리를 거뒀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 만의 금메달이다.
승리를 이끈 주역들은 대부분 30대 노장이었다. 승부처 천금의 가로채기(3개)와 노련한 경기 운영을 선보인 맏언니 이미선(35, 삼성생명)과 최장 시간 출전(34분38초)에 최다 득점(16점)을 올린 에이스 변연하(34, KB국민은행), 14점 5리바운드를 올린 '미녀 리바운더' 신정자(34, KDB생명) 등이다.
금메달은 한없이 반갑지만 우려가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당장 대표팀 고별 경기를 치른 이들이 빠진다면 대체할 선수들이 부족한 현실이다. 과연 포스트 '이미선-변연하-신정자'가 있을 것인가.
▲"노장들이 올림픽 출전권까지는 해줘야"
걱정하는 농구인들이 적잖다. 워낙 베테랑과 신인급 선수들의 격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결승전을 지켜본 '여자 농구 대부' 조승연 전 여자프로농구(WKBL) 전무는 "금메달은 정말 값진 결실"이라면서도 "벌써 은퇴해야 할 선수들이 아직까지 뛰고 있다"고 혀를 찼다. 이어 "저변이 워낙 좁다 보니 뒤를 이을 선수가 나올지 모르겠다"고 짐짓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박종천 하나외환 감독은 "힘들겠지만 베테랑들이 내년 아시아선수권까지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해서든 올림픽은 나가고 봐야 세대 교체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아시아선수권에 걸린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은 1장이다.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험난한 플레이오프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현재 베테랑들이 빠진 전력으로는 올림픽 본선행이 힘들다는 것이다.
▲"지더라도 유망주로…꿈나무 육성 사업도 눈앞"
하지만 언제까지 그들은 붙들어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변연하는 "다시 대표팀에서 뛰겠느냐"는 질문에 "절대 안 된다.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줘야 한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미선, 신정자 등도 이번 대회를 마지막 태극마크 경기로 규정했다.
문제는 세대 교체를 위한 작업이다. 단순히 현재 전력 보강뿐만 아니라 1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 플랜도 필요하다.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전력 전환 작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방 회장은 "지는 한이 있더라도 세계선수권에서 경험을 쌓은 2진들과 노장을 뺀 현 대표팀을 중심으로 보강 훈련을 시켜서 내년 아시아선수권을 치를 것"이라면서 "또 6, 7년을 내다보고 유망주 육성 사업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성우 대표팀 감독은 "신정자, 하은주(31, 신한은행) 등 센터 자원의 나이가 많다"면서 "그러나 새로운 선수들이 없다"고 걱정했다. 이어 "그러나 장신 여고생 박지수(16, 195cm)도 있고, 신지현(19) 등 가드 자원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인재들 속에 김정은(27, 이상 하나외환), 이경은(27, KDB생맹) 김단비(24, 신한은행) 등이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여자 농구의 르네상스를 위한 작업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