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주 필리핀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마닐라 교외에서 발견된 시신 1구의 신원이 한국인 이 모(45)씨로 파악됐다.
이 씨의 시신은 말라본 지역의 한 플라스틱 용기에서 목 부위에 총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됐다.
대사관은 시신이 한국인으로 추정된다는 필리핀 경찰의 의견에 따라 한국 경찰청에 지문을 보내 신원 확인을 의뢰했으며 최근 조사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들어 필리핀에서 각종 범죄사건으로 살해된 한국인은 모두 10명으로 늘어났다.
필리핀 경찰은 범인이 이 씨를 다른 곳에서 살해하고 시신을 말라본의 외진 곳에 유기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이씨가 실종되기 전날 현지인 1명과 만나는 것을 목격했다는 주변인들을 진술에 따라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 수사를 벌였다.
전직 경찰관으로 알려진 용의자는 그러나 얼마 뒤에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대사관은 사건 용의자가 숨진 상태여서 사건 수사에 적잖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했다.
필리핀 경찰은 그간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숨진 용의자가 마약조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필리핀에서는 3월 한국인 여대생 1명이 납치돼 살해된 데 이어 지난 7월27일에도 한국인 배모(58)씨가 납치범들과 싸우다 숨지는 등 한국인 피살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대사관은 필리핀 대통령실과 관계부처, 경찰청에 강력한 수사와 예방대책 수립을 요청하기도 했다.
필리핀 한인사회 역시 최근 잇따르는 한국인 피살사건과 관련해 범인 검거를 위한 현상금 등 '안전대책기금' 모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