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북, 6자회담 재개 필요 공감…당사국들 과격행보 자제해야"

러'외무 방러 北외무상과 회담 뒤 밝혀…"러-북 정상회담 배제안해"

러시아와 북한은 북핵 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 재개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이를 위해 모든 회담 참가국들이 극단적 행보를 자제해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과 회담한 뒤 기자들을 위한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라브로프는 회담에서 리 외무상과 한반도 핵 문제를 논의했다고 확인하면서 "이 문제와 관련한 양국의 입장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을 비롯한 모든 6자회담 참가국이 한반도 지역에서 과격한 행보를 자제하고 대결적 경향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 러시아와 북한 양자관계는 물론 한반도 지역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러시아는 핵 문제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관련 결의를 당사국들이 철저히 이행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 발언은 북핵문제와 관련한 유엔 대북 결의 이행을 북한 측에 간접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라브로프는 6자회담 재개와 관련된 상황에 너무 많은 대결적 요소가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회담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회담 재개를 위해 중요한 것은 모든 당사국의 균형잡힌 태도와 극단적 행보 자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남·북·러 3각협력 문제도 논의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준공한 북한 나진항이 운영에 들어갔다"면서 "이 사업은 남·북·러가 함께 논의 중인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사업의 시범사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는 하산-나진 구간 철도와 연결되는 나진항 활용 사업에 한국 측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협상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러시아 전력이나 석탄, 에너지 자원 등을 북한을 경유해 한국으로 공급하는 다른 3각 협력 사업의 길도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브로프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방러 등 양국 간 고위급 회담 전망을 묻는 질문에 "어떤 방안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면서 "상호 접촉을 위한 조건이 성숙해 가고 있기 때문에 양측이 여러 문제를 어떻게 진전시키느냐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고 답했다.

상황에 따라 러-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라브로프 장관과 리 외무상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서 오찬을 겸해 약 2시간 30분 동안 회담했다.

두 장관은 이날 공식 회담에 이어 2015~16년 양국 외무부 간 협력협정에 서명했으나 예상됐던 정치·경제 분야 협력협정 체결 등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리 외무상은 전날 10박 11일간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위해 모스크바에 도착해 이날 라브로프 장관과 회담했다.

리 외무상은 이어 유리 트루트녜프 부총리 겸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 니콜라이 페도로프 농업부 장관,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극동개발부 장관 등 러시아 정부 인사들과도 만날 계획이다.

모스크바 일정을 마친 뒤엔 극동 지역으로 내려가 아무르주, 사할린주, 하바롭스크주, 연해주 등을 두루 방문하고 현지 지방 정부 및 의회 지도자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리 외무상은 오는 10일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현지로 취항하는 북한 고려항공편을 이용해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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