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도쿄 외환시장서 한때 달러당 110엔대(종합)

리먼사태 직전 2008년 8월 이후 6년1개월만에 최저 가치

일본 엔화 가치가 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전 한때 달러당 110엔대까지 하락했다.


엔화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엔대로 떨어진 것은 리먼 사태 직전인 2008년 8월 25일 이후 6년 1개월 만이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앞으로 더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 등이 확대되면서 엔화 매도세가 집중됐다.

엔화 가치는 오후 들어 다소 상승, 오후 5시29분 현재 달러당 109.78∼79엔에 거래되고 있다.

엔화 가치는 8월 하순부터 하락 기조로 전환, 9월 들어서만 달러화에 대해 5엔 이상 급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인터넷판은 이날 미국 금리 상승 전망을 배경으로 한 달러 강세의 흐름에 일본의 대규모 금융완화와 무역적자 추이가 가져온 엔화 약세 흐름이 겹쳐지는 구도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엔화 약세가 장기화하리라는 시장의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적완화의 출구를 모색하는 미국과, '물가 2% 상승' 목표를 2014년도말(2015년 3월)까지 달성하기 어려워 보이면 '추가 완화'까지 할 수 있다는 일본의 정책기조가 서로 반대 방향이어서 양국간의 금리 차이가 달러 강세-엔화 약세 흐름을 당분간 끌고갈 것이라는 분석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닛케이의 취재에 응한 UBS증권의 아오키 다이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만기 2년짜리 국채 금리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는 동안에는 엔화 약세·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엔화 가치는 금년중 달러당 115엔, 그 이후에는 상황에 따라 120엔까지 떨어질 여지가 있다는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엔저의 손실계산에 따른 일본 당국의 통화정책이 변수라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일본 경제계에서 최근 수입 원자재 비용 상승에 따른 중소기업 및 가계 부담 증가 등이 본격적으로 부각되면서 엔저의 장단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어 일본 정부가 엔저 가속화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복수의 위원이 달러 강세의 문제를 거론했으며, '사코 FX 어드바이서리'의 사코 다카오 대표는 미일 당국이 편하게 생각하는 수준은 달러당 105엔 정도라고 말했다고 닛케이는 소개했다.

그러나 현재 엔화와 달러를 둘러싼 기본적인 조건을 감안할 때 통화당국의 노력은 일시적인 효과를 거두는데 그칠 수 있다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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