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비처럼…지옥같았다" 日화산 생존자 증언

온타케산에서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는 일본 합동 구조대 (사진=유투브 영상 캡처)
"하늘에서 돌이 무자비하게 쏟아졌다", "눈앞에서 사람들이 화산재에 파묻혀"


일본 나가노(長野)현 온타케산(御嶽山·3067m) 분화에 따른 희생자가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가까스로 살아난 생존자의 증언을 일본 산케이 신문에서 30일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등산 동아리 동료와 함께 온타케산에 올랐다 화를 당한 가토 요시유키(加藤佳幸·29) 씨는 온타케산 분화로 날아든 돌에 맞아 몸이 6군데나 골절 당하는 큰 부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머리만은 지켜내 목숨을 건졌다.

분화 당시 산 정상 부근에 있었던 가토 씨는 "'쾅'하는 소리가 들려 위험하다는 생각에 급히 도망쳤지만 돌이 날아왔다"고 증언했다.

가토 씨는 몸을 보호하기 위해 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산장으로 뛰어갔지만 날아든 돌에 맞아 좌우 쇄골, 팔 등 6군데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화산재에 다리가 화상을 입기도 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상처투성이가 된 몸을 이끌고 겨우 산장으로 피신한 가토 씨는 함께 등반했던 동료를 하산시키고 홀로 산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20일 아침 자위대 헬기에 의해 구조됐다.

구조된 후 가토 씨는 "지옥 같았다"며 "도피 도중에 날아든 돌에 맞고 쓰러지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었다"고 끔찍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 화산재가 순식간에 무릎까지…사람들 재에 파묻혀

또 다른 생존자인 마츠(松戸)시에 거주하는 A(69·여) 씨는 "순식간에 화산재가 무릎까지 차올랐다"고 말하며 "사람들이 재에 묻혔다"고 전했다.

다른 일행 2명과 산에 올랐던 A 씨는 산 정상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고 있을 때 큰 폭발음과 함께 재가 떨어지며 갑자기 눈앞이 깜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눈앞에서 적어도 3명이 재에 파묻혔고, 머리에 피를 흘린 남성이 '허리가 아프다, 아프다'고 괴로워하면서 몇 번이나 외쳤지만 30분 후에 움직임조차 사라졌다"고 참담했던 당시의 모습을 전했다.

A 씨는 "우리는 다행히 살아서 돌아왔지만, 눈앞에서 쓰러진 사람을 저버린 것 같은 모습이 됐다"며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구조되어 가족의 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나가노현 경찰은 1일 오후 7명의 추가 사망자를 확인했다. 이로써 분화 사고로 발생한 사상자는 사망 25명, 심폐정지자 23명, 중경상 69명으로 총 117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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