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 EU에 지중해 난민 구조작전 강화 촉구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의 새 지도부는 죽음을 무릅쓰고 지중해를 넘는 이주자와 난민을 구조하기 위해 공군·해군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국제앰네스티(AI)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앰네스티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주자들을 줄이는데 급급한 유럽 국가들이 입국을 차단하고 있다면서 그 상당수는 시리아를 포함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의 정세 불안을 피해 국외로 탈출하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존 달뤼센 앰네스티 유럽·중앙아시아 부장은 기자회견에서 "EU와 그 회원국들은 공해상의 인명을 구조하는 명확한 사명을 지니고 중부 지중해에서 더 많이 수색하고 구조 선박을 서둘러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풀로스 EU 이민·내무 담당 집행위원 내정자에게 전할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EU는 막중한 도덕적 책무를 지니고 있다"며 "이는 정치적 편의 혹은 (EU 회원국들의) 정치적 압력의 제단에 희생물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앰네스티에 따르면 올해들어 모두 14만명의 이주자와 난민들이 선박을 이용해 EU 해안에 도착했다. 이는 지난해의 6만명은 물론 지난 15년간 연평균 4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국제이주기구(IOM)는 전날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들어 지중해를 넘다가 숨진 이주자는 3천명을 넘는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다 사망자를 냈던 2011년보다 두배 많은 것이다.

앰네스티는 이탈리아가 외부의 더 많은 지원이 없다면 1년전부터 진행해왔던 '마레 노스트룸' 구조작전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는 것과 관련해, EU가 구조작전을 전면적으로 대신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EU의 국경관리기관인 프론텍스가 오는 11월말 구조작전을 책임지게 돼 있지만 회원국들의 자원에 의존하고 있어 작전수행 능력은 여전히 의문시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EU 소식통은 조만간 EU가 회원국들에 지원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하고 '트리톤(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바다의 신)'으로 명명된 프론텍스의 구조작전은 마레 노스트룸을 전면 대체하지 않고 당분간 병행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탈리아가 추이를 보고 나서 마레 노스트룸 작전 규모를 축소하거나 중단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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