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예선 2차전에서 부상으로 나간 후 한국 축구 대표팀의 공격력은 급격하게 감소했다. 실점하지도 않았고 패하지도 않았지만 늘 답답한 공격력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김신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팀의 평가가 달라진 것.
게다가 태국 수비수의 평균 신장이 170㎝대로 작은 만큼 한국이 고공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는 전략도 나와 2m에 육박하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투입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광종 감독 역시 일본과 8강전에서 1-0으로 가까스로 승리한 뒤 "김신욱을 4강에 출전할 수 있도록 준비를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시작 2시간여 전까지만 해도 김신욱은 선발 출전할 것처럼 보였다. 기자들에게 제공되는 정보 사이트 선발 라인업에 김신욱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이는 정식 선발 라인업이 아니었고, 조직위원회 측이 편의로 올려 놓은 조직위의 실수였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은 김신욱이 선발 출격한다는 오보를 쏟아냈다 급히 정정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경기 시작 1시간 전 발표된 정식 라인업에는 공격수 김신욱 대신 오른쪽 풀백 임창우(대전)가 들어가고, 김신욱은 벤치 멤버였다. 김신욱은 경기 내내 그라운드밖에서 몸을 풀며 언제든 출격할 준비를 했다.
후반에 태국에게 쫓기면서 골로 연결될 뻔한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지만 결국 이광종호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2-0으로 태국에 승리했다.
그동안 늘 전반에 답답한 공격을 선보이다 후반에 골을 넣었던 이광종호는 오랜만에 전반부터 골을 만들며 오랜만에 고개를 들고 경기장을 나올 수 있었다. 관중 역시 이전 경기와는 다르게 경기 후에도 관중석을 떠나지 않고 그라운드를 도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김신욱이 없어도 괜찮은 경기, 그동안 팬들이 이광종호에 바랐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