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법 협상 막전막후…'공개 설전'부터 '극적 타결'까지

30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가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타결한 뒤 합의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도저히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30일 오후 6시 30분께 본회의 개의시간 30분을 앞두고 타결됐다. 여야 협상은 이날 하루 동안 롤러코스터를 탔다. 오전엔 공개 설전을 벌이며 협상에 난항을 겪다가 오후 들어 협상 채널을 가동하며 극적으로 세월호법 협상안을 마련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는 먹구름이 드리웠다.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과 함께한 여·야·유가족 3자회동에서 '협상 권한' 위임을 놓고 여당과 유가족이 설전을 벌이면서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유가족 대표에게 "야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협상 전권을 위임해달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전 위원장은 "법안에 대한 것은 박 원내대표에 충분이 위임했다. 그러나 계속 '전권 위임'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유가족에 대한 '언어로서의 탄압'이라고 생각한다"며 반발했다.

결국 여야와 유가족은 유가족이 '특정안(박영선 안)'에 대해 박 원내대표에게 협상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정리하고 헤어졌다. 전날 3자 회동으로 세월호특별법 제정의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기대가 모아졌지만, 여당이 '특검 추천권 강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특히 새누리당의 반발이 거셌다. 협상의 주체로 나서고 있는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특검후보를 추천하는데) 유가족이 포함된다는 것에 대해 저로선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면서 "우리당 158명이 찬성해도 저 혼자라도 반대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도 김 수석부대표의 발언에 옹호하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후 여야는 국회 로텐더홀을 사이에 두고 각각 다른 회의장으로 들어가며 '갈림길'에 섰다. 새누리당은 본회의장에 들어섰고, 새정치연합은 의원총회를 하기 위해 예결위 회의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여야 원내대표 간의 협상채널은 이어졌다. 이를 통해 다시 긍정적인 기류가 흘러 나왔다.

'특검 후보군 추천'에 유가족이 참여하느냐를 놓고 여야는 막판 밀당(밀고 당기기)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유병언법과 정부조직법을 세월호법과 함께 처리하자며 '패키지딜'을 요구했다. 오전 동안 완강히 '부정적'이었던 새누리당이 오후 들어 일부 단서를 달긴 했지만 수용 가능성을 내비치며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결전의 순간은 오후 5시였다. 여야 원내대표는 최종 협상에 돌입했다. 비슷한 시각 새누리당은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새정치연합은 의원총회를 열고 여야가 합의한 안을 최종 보고하는 절차를 거쳤다.

그로부터 1시간 40분 후, 여야 원내대표가 비공개로 협상을 진행했던 국회 운영위원장실의 문이 열렸다. 밀려드는 취재진에게 여야는 세월호법 협상 합의문을 공개했다.

세월호 유가족은 1차 합의안, 2차 합의안에 이어 이번 3차 합의안도 공식 거부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여야의 최종 합의안이 발표된 직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에게 세번째 뒤통수를 맞았다"며 여야 합의안을 비판했다.

그럼에도 국회 본회의는 드디어 야당의 등원 속에 시작됐다. 30일간 이어져 온 정기국회 공전과 151간의 '입법 제로' 상황을 해소했다.

세월호 유가족의 반발에도 이번 여야의 최종 합의안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합의만 후 기자들과 만나 "대책위 위원장이 (세월호법 협상)에 대해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자신들이 내놓은 법안에 대해 전권을 위임했다고 했기 때문에 우리가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고 그걸 보장하기 위해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가 함께 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족들이 반대한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합의문은 유효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가족이) 전권을 위임했다고 알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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