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규 감독(46)이 이끄는 남자 탁구 대표팀은 30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게임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지난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24년 만의 우승이 무산됐다. 8회 연속 결승 진출과 6회 연속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남자 탁구 단체전은 1986년 서울 대회 첫 금메달을 따낸 뒤 2회 연속 정상에 올랐지만 이후 은메달만 6번에 그쳤다.
마지막 금메달을 따냈던 장본인이 유 감독이었다. 1986년 김완, 안재형, 박창익, 박지현 등과 함께 안방에서 금 스매싱을 합작한 유 감독은 4년 뒤 베이징에서도 우승을 이끌었다. 김택수, 박지현, 강희찬, 문규민 등과 함께 중국이 보는 앞에서 북한을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단체전 금맥이 끊겼다. 1994년 히로시마부터 4년 전 광저우까지 최강 중국에 밀렸다. 유 감독은 1998년 방콕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도전이 무산된 뒤 2002년 부산에서 코치로 설욕을 노렸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12년 전 복식 금메달(이철승, 유승민)은 따냈지만 단체전은 은메달이었다. 2006년 도하에서 감독으로도 다시 도전했지만 마찬가지였다.
▲中 겨냥 세대 교체, 최강 실력에 끝내 무산
광저우 대회 때 잠시 대표팀을 떠났던 유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령탑에 복귀해 단체전 은메달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을 코치로 선임하는 등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
주세혁(34, 삼성생명), 이정우(30, 울산시탁구협회) 등 베테랑과 정상은(24, 삼성생명), 김동현(20, 에쓰오일), 김민석(22, KGC인삼공사) 등을 발탁해 신구 조화를 이뤘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오로지 '타도 중국'만을 생각했다.
전력적 열세에도 유 감독은 결승에 진출한 뒤 "마지막까지 진돗개가 호랑이를 무는 것처럼 최선을 다한다면 이길 수 있다"고 선수들을 북돋웠다.
세계 랭킹 17위로 대표팀에서 가장 높은 주세혁은 예의 '깎신'의 커트 수비와 이따금씩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드라이브로 맞섰다. 두 세트를 먼저 뺏긴 주세혁은 3세트를 12-10으로 따내며 반전을 꾀하는 듯했지만 4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15-17로 내줬다.
고비인 첫 경기를 뺏긴 한국은 기세가 더 꺾엮다. 제 2 단식의 이정우(세계 35위)가 1위 쉬신에 0-3으로 완패한 데 이어 정상은(48위)도 장지커(4위)에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남자 복식 우승이 무산된 한국 탁구는 혼합복식 등에서 12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은 2002년 남녀 복식 이후 2회 연속 노 골드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