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기사 쓴 아사히 기자들의 수난…대학 폭파 협박까지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기사를 썼던 전 아사히(朝日)신문 기자가 교수로 재직 중인 일본 데즈카야마가쿠인(帝塚山學院)대학(오사카사야마<大阪狹山>시)에 "(교수를) 그만두게 하지 않으면 (대학을) 폭파하겠다"는 협박문이 배달됐다고 교도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경찰과 대학측에 따르면 협박문은 이 대학을 운영하는 법인 이사장, 학장 등 앞으로 지난 13일 우송됐다. 대학 인문과학부 소속의 해당 교수는 협박문이 배달된 당일 퇴직했다.

협박문에 지목된 교수는 태평양전쟁 때 한국에서 위안부와 징용 노무자들을 '인간사냥'했다고 '자전적 수기' 등을 통해 밝혔던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2000년 작고)씨의 증언 내용을 기사화했던 아사히신문 퇴직 기자다.

보도에 따르면 대학에는 8월부터 "왜 고용했느냐" "해고시켜라"는 등의 항의 전화와 메일이 잇따랐다. 경찰은 대학 측의 신고에 따라 현재 업무방해사건으로 수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1991년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기사화했던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56) 전 아사히 기자가 비상근 강사로 있는 삿포로(札晃)시의 호쿠세이가쿠인(北星學院)대학도 '폭탄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


9월19일자 '주간금요일'(週刊金曜日)에 따르면 지난 5월 우에무라 강사 해고를 요구하는 협박문이 배달된 데 이어 7월에는 "화약폭탄을 보내겠다"는 협박문이 대학측에 우송됐다. "매국노 우에무라를 죽여버리겠다", "당장 해고하지 않으면 학생을 괴롭히겠다"는 내용 등이다.

대학 측에는 해고 요구 메일과 항의 전화도 쇄도하고 있다.

이러한 협박은 심지어 우에무라씨 가족에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고교 재학중인 자녀 사진과 실명, 주소 등이 "이런 아버지때문에 일본인이 고생했다. 자살로 몰아넣겠다"는 등의 내용과 함께 인터넷에 무차별적으로 올려졌다.

우에무라씨는 올초 고베(神戶)의 한 여자대학 교수로 내정됐으나 이 사실을 '주간문춘'(週刊文春)이 "'위안부 날조' 아사히 기자가 여대 교수로" 제하 기사로 보도한 직후 대학 측에 항의 메일과 전화가 쇄도, 결국 대학측이 지난 3월 교수 채용 계약을 해지했다. 해약 당시 그는 아사히 조기 퇴사가 이미 결정된 상태였다.

우에무라씨는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양순임 회장의 사위다. 그는 이런 이유 등으로 위안부 기사를 날조한 매국노 기자라는 협박에 더욱 시달려왔다.

한편 주간금요일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폭탄 협박 등에 맞서 "비열한 협박, 테러에 굴하지 말라" "협박받고 해고하면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다"고 대학 측을 응원하는 메일 등도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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