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29일 오후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남북 대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고 1-2로 패한 한국 대표팀의 윤덕여 감독은 기자회견 도중 복받쳐오르는 감정을 힘겹게 눌러야 했다.
출발은 좋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의 한국은 11위의 강호 북한을 맞아 전반 12분 정설빈의 무회전 프리킥 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이후 2골을 허용해 역전당하고 말았다. 특히 수비 실수에서 비롯된 허은별의 결승골이 너무나 뼈아팠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다. 윤덕여 감독은 미동도 없이 자리에 서서 선수들이 아파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봤다. 한참이 지나서야 선수들에게 박수를 건넸다.
선수들이 느낀 감정이 윤덕여 감독에게도 전해진 것이다.
윤덕여 감독은 "같이 마음이 아프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투혼을 발휘해서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마지막 3-4위전에서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