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최악의 사고가 발생하면서 두드러진 '지진 변수'에 이어 '화산 변수'에 대한 불안이 더욱 높아지게 된 것이다.
특히 재가동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고시마(鹿兒島)현 센다이(川內) 원전 주변에 사는 주민들에게서 불안의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교도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후쿠시마 사고의 여파로 현재 일본의 모든 원전이 가동을 중단한 가운데 '안전이 확인된 원전은 재가동한다'는 방침을 세운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센다이원전에 대해 '안전 합격증'을 발부한 상태다. 따라서 센다이원전은 이르면 내년 초 재가동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작년 8월 가고시마현 내 활화산 사쿠라지마(櫻島)가 분화한 것을 포함해 크고 작은 화산 폭발이 잇따르는 활화산군이 센다이 원전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원전이 세워지기 전, 원전 주변에서 대규모 화산 폭발이 발생했을 때 원전부지가 들어서 있는 지역까지 화쇄류(火碎流, 화산 폭발 시 화산재와 고온의 화산가스가 일체가 돼 흘러내리는 것)가 도달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분화가 미칠 영향은 적다고 판단한 센다이원전 운영사 규슈(九州)전력의 자체 평가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센다이 원전의 안전을 우려하는 쪽에서는 최고의 재해 예측 기술을 자랑하는 일본 당국이 이번 온타케 화산 분화를 예측하지 못한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1990년에는 나가사키(長崎)현 운젠다케(雲仙岳) 화산이 분화해 4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된 이후 일본은 예측기술을 개발했지만, 마그마가 상승해서 발생한 분화에 비해 이번처럼 마그마가 지하수를 가열함으로써 발생한 '수증기 폭발'은 상대적으로 예측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센다이원전에 반대하는 소송을 진행 중인 모리나가 아키코(森永明子)씨는 교도통신의 취재에 "온타케 산 분화를 통해 화산 분화는 예측이 곤란하다는 점을 재차 실감했다"며 "징조가 없는 상태에서 분화한 경우 규슈전력이나 당국으로서는 대응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 센다이원전 증설에 반대하는 단체를 이끄는 노로 마사카즈(野呂正和)씨는 "규슈전력은 화산을 감시하고, 징조가 있으면 핵연료를 꺼내겠다고 하지만, 꺼내는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온타케산처럼 뚜렷한 징조 없이 갑자기 폭발하면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화산국가인 일본에는 후지(富士)산 등 활화산이 110개나 되는 등 전 세계 활화산의 7%가 집중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