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특성화 사업을 통한 대학별 '자율적' 정원 감축을 강조했지만, 감축 규모가 곧 사업 선정 기준이 되면서 우려됐던 부작용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4. 9. 26 '재학생도 모르는' 지역대 학과 통폐합 여전‥논란)
재학생들도 모르는 사이에 일부 전공이 폐지돼 논란을 빚고 있는 충남 한서대.
한서대는 기존 40명 규모의 연극영화학과를 내년부터 '영화영상학과'로 개편하고 정원도 25명으로 줄이기로 했는데, 학생들은 이 같은 사실을 이달 실시된 수시모집 요강을 보고서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서대가 내부의 반발에도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사실상 '정원 감축 실적' 때문.
이 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포함된 데다, 대학 특성화 사업 선정과도 관련이 깊다보니 정원 조정 등을 통한 체질개선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지난 2월 대학 특성화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2015∼2017학년도 입학정원을 10% 이상 줄이는 대학은 5점, 7% 이상∼10% 미만은 4점, 4% 이상은 3점의 가산점을 각각 준다고 밝혔다.
이 가산점은 지난 6월 발표된 특성화 사업 선정 결과에 반영됐다.
조기에 감축하거나 추가로 감축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올해 재정지원 제한 대학 지정에서 유예를 해주기도 했다.
둘 다 지정 여부는 곧 '정부 재정지원'을 좌우한다. 신입생 유치, 나아가 대학의 '생존'이 달린 부분이기도 하다.
한서대는 논란이 된 연극영화학과를 비롯해 2015학년도 입학정원을 전년 대비 12%에 해당하는 220명을 줄이기로 했다.
이미 대전·충남지역 다른 대학들도 정원을 줄이기 위한 대규모 학과 통폐합을 선언한 상태다.
목원대는 국어국문학과와 국어교육과를 통합하며 사실상 국문과를 폐지했고, 중부대는 내년부터 영어과와 중국어과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기로 했다.
충남대도 12개 학과를 6개 학부로 줄여 이번 수시모집에 나섰다.
교육부에 '당장의 실적'을 보여야 하는 상황에서, 많은 대학들이 내부 논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이를 추진하다 한서대와 같은 내홍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부실대학 가려내기'로 상징되는 기존 대학 구조개혁 정책이 취업률 등의 일률적 지표로 실제 부실대학 퇴출보다는 '지방대·인문학 죽이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를 대신해 '정원 감축을 연계한 대학 특성화 사업'을 내놓았다.
그러나 사실상 사업에 선정되려면 정원 감축을 많이 해야 되는 만큼, 일률적 실적 위주라는 점에서 기존 정책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 대학들의 주장이다.
올해 특성화 사업 대상 대학들이 줄여야 하는 입학정원 1만9,085명 가운데 80% 이상이 지방대에 집중되면서 여전한 '지방대 죽이기' 정책이라는 반발이 일기도 했다.
'특성화' 이후 사라지는 학과가 주로 '취업률이 떨어지거나 비인기 학과'라는 점 역시 기존에 나타난 부작용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대학들이 교육부 방침에 따른 울며 겨자 먹기 식 '몸집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이를 둘러싼 혼란과 논란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