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반기문 총장에게 친서 전달, 내용과 배경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 비서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친서를 전달했다.

반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 69차 유엔총회 참석중인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을 면담한 자리에서 김 비서의 친서를 전달 받고 감사를 표시했다고 유엔 사무총장실이 밝혔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유엔 사무총장에게 친서를 전달한 게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례적이다.

다만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유엔 관계자는 "특별한 게 없고 의례적인 내용"이라면서 언급을 자제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반 총장을 초청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 총장은 그동안 여건이 조성된다면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해 방북할 뜻이 있음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지난해 8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적절한 기회를 봐서 북한 당국, 한국정부와 협의를 해가며 방문 문제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김 비서의 친서를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 총장은 해마다 각 회원국의 국경일에 축하 서신을 보내고 있는데 올해 북한의 정부수립일인 구구절(9월9일)에도 축하 서신을 보냈으며 이에 대해 김 비서가 감사의 표시를 전달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번 유엔 총회에서 보여준 모습은 주목할 만하다.

15년 만에 북한 외무상이 나서 유엔총회 연설을 하고 최고지도자의 친서를 사무총장에게 전달한 것은 분명 달라진 모습으로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된다.

리 외무상은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유엔 업무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인권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동시에 국제사회와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전반적으로 유엔에 대한 공격과 비난을 삼가면서 과거 태도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유엔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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