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사상 첫 '마의 벽' 2시간 2분대 돌파

남자 마라톤에서 '마의 벽'으로 여겨지던 2시간 2분대가 깨지면서 '한계 없는' 기록 경신 행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케냐의 철각 데니스 키메토(30·케냐)는 28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BMW 베를린 마라톤대회에서 42.195㎞ 풀코스를 2시간 2분 57초에 완주, 사상 처음으로 2시간 2분대에 진입했다.

종전 세계기록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윌슨 킵상 키프로티치(케냐)가 작성한 2시간 3분 23초였다.

최근 남자 마라톤 기록은 해가 지날수록 속도를 붙이며 단축되고 있다.


1988년 에티오피아의 벨라이네 딘사모가 처음으로 2시간 6분대 기록을 낸 이후 2시간 5분대에 진입하기까지는 1999년 칼리드 카누치(모로코)까지 11년이 걸렸지만, 2시간 4분대의 벽은 2003년 케냐의 폴 터갓에 의해 4년 만에 깨졌다.

그리고 에티오피아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는 5년 만인 2008년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 3분 59초로 2시간 3분대의 벽을 깼다.

이후 3년 뒤인 2011년 케냐의 패트릭 마카우가 2시간 3분 38초를 기록했고, 2년이 흘러 지난해에는 키프로티치가 다시 2시간 3분 23초로 이를 15초 앞당겼다.

다시, 불과 1년 만에 키메토가 2시간 2분 57초로 남자 마라톤의 신기원을 연 것이다.

한계를 모르는 기록 경신 추이로 미뤄볼 때, 남자 마라톤의 기록은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단축될 가능성이 크다.

에티오피아와 케냐 건각들은 타고난 심폐 지구력에 최근 체계적인 훈련 방식과 첨단 과학의 힘을 접목시키면서 최근 가파르게 기록을 향상시키고 있다.

여기에 '기록의 산실'로 불리는 런던, 로테르담, 베를린 마라톤 등의 코스에서 최적의 기후 조건과 만난다면 좋은 기록을 기대할 만하다.

이런 조건이 모두 합쳐진다면 이론적으로 1시간 59분대까지도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스포츠과학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편, 새로운 세계기록이 탄생할 때마다 작아지는 것이 한국 마라톤이다.

한국 마라톤은 한국 기록(2시간 7분 20초)을 보유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2009년 은퇴한 뒤 간판선수를 찾지 못해 암흑기를 겪고 있다.

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 10분대 이내로 통과하는 선수도 찾기 어려워 세계 마라톤의 변방으로 밀려난 것이 현실이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한국 마라톤 선수 가운데에는 2시간 10분대를 돌파한 선수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올해는 심종섭(한국전력)이 4월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 14분 19초를 찍은 것이 최고 기록일 만큼 세계와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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